[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세 팀만이 남았다. 이제 남은 경기는 두 경기. 처절한 생존 경쟁의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올 시즌 K리그는 사상 최초로 승강제가 도입됐다. 강제 강등이 확정된 상주 상무와 15위 팀이 내년 시즌 2부 리그로 강등된다. 지난 42라운드에선 전남이 24일 성남전 2-0 승리를 거두며 전체 열두 번째로 1부 리그 잔류를 확정지었다.
이제 남은 팀은 13위 대전부터 14위 강원, 15위 광주 등 세 팀 뿐. 최종전이 열리는 12월 1일, 두 팀은 환호하고 한 팀은 지옥으로 떨어진다.
대전(13위·승점 47)은 세 팀 가운데 가장 유리한 입장이다. 남은 두 경기에서 1승 혹은 2무승부를 거둘 경우 자력으로 1부 리그 생존이 가능하다. 설사 두 경기를 모두 지더라도 강원과 광주가 각각 한 차례 씩만 패하면 자동으로 잔류가 확정된다.
문제는 남은 상대가 그리 만만치 않다는 점. 28일 전남 원정을 치른 뒤 12월 1일 최종전에서 대구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올 시즌 전남과는 1승 2패, 대구와는 2무 1패로 열세다. 골득실도 세 팀 가운데 가장 불리하다. -20으로 상주를 제외하면 리그 최하위다. 자칫 승점이 동률을 이룰 경우 골득실에 밀려 최악의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유상철 대전 감독이 "마지막까지 가고 싶진 않다. 전남전에서 마무리지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강원과 광주는 조금 더 절박하다. 강원(14위·승점 43)은 세 팀 가운데 잔여 일정이 가장 까다롭다. 28일 성남 원정에 나서고 '그룹B 최강' 인천과 홈에서 최종전을 치른다. 인천은 현재 17경기 연속 무패(10승 7무)의 파죽지세를 달린다. 무패 기록을 이어가며 시즌을 마감하겠다는 각오라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희망을 걸어볼 만한 부분도 있다. 성남은 최근 홈에서 12경기 연속 무승(4무 8패·상주전 제외)의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팀 분위기가 뒤숭숭한데다, 1부 리그 잔류도 이미 확정지은 터라 동기부여 요소가 전혀 없다. 강원은 체력적으로도 우위다. 상주와의 일정 덕분에 휴식을 취했다. 이는 3~4일 간격으로 열리는 빡빡한 일정 가운데 큰 힘이다. 성남전만 잘 치른다면 기세를 올려 인천전에서도 선전을 펼칠 수 있다.
광주(15위·승점 42)는 자력으로 1부 리그 생존할 수 없는 처지다. 남은 경기 전승을 거두더라도 대전과 강원 역시 2연승을 달린다면 강등이 확정된다. 최근 뇌관이 터진 단장-감독간 불화설과 연이은 경기로 인한 체력저하도 빼놓을 수 없는 걸림돌. 현재로선 가장 불리하다고 할 수 있다.
남은 일정에 자신감은 있다. 광주는 28일 대구 원정에 이어 12월 1일 전남과 홈경기를 갖는다. 올 시즌 두 팀과의 상대 전적은 괜찮은 편이다. 대구와는 3무승부, 전남을 상대로는 1승 2무를 거뒀다. 특히 광주는 골득실에서 -9로 강등권 세 팀 가운데 가장 유리하다. 승점이 동률을 이룰 경우 극적으로 순위표를 뒤집을 수 있다.
5경기 연속 무패(2승3무)로 최근 기세도 좋다. 40라운드 성남전에선 0-3에서 4-3으로 대역전승을 거뒀고, 42라운드 대전과의 맞대결에선 선제골을 내준 뒤 2분 만에 동점골을 뽑아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막판 기적을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 최만희 광주 감독은 "매 경기 결승전으로 생각하고 죽을 각오로 덤비겠다"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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