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23일 밤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단일후보 자리를 양보함으로써 연말 대선은 '박근혜-문재인' 양자구도로 흐르게 됐다.
'이슈 블랙홀'이라고까지 불리며 대선국면을 장악하고 있던 단일화 논의가 안 후보의 결단으로 마무리되면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후보간 정치적ㆍ정책적 경쟁구도가 급속하게 다져질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당장 '양자구도'의 한 축이자 그간 3자구도에서 선두 자리를 지켜온 박근혜 후보의 입지를 뚜렷하게 만드는 데 애쓰는 눈치다.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안형환 공동대변인은 안 후보의 '단일화 양보' 기자회견 직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정치쇄신과 국민대통합을 위해 더욱 정진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문' 양자구도가 구축되면 이번 대선은 전형적인 이념대결로 흐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를 앞세워 지난 비상대책위원회 시절부터 유지해온 좌클릭 기조를 최근 상당부분 물리고 공정경쟁에 무게를 두는 등 '보수색 찾기' 및 '보수결집'에 공을 들이고 있어서다.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대표적 경제민주화 법안으로 분류돼온 대형마트 영업제한 확대 법안 처리가 새누리당의 반대로 무산된 점 등을 계기로 문 후보가 경제민주화 논의에 다시 불을 붙이면 이념대립 구도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개인당 의료비용 연간 100만원 상한제 등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상당수 법안이 보편복지 구상에 기반한 '이념쟁점'인 점도 이런 전망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24일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박 후보 지지선언을 할 예정인 점 또한 이런 관측에 힘을 더하는 요소다.
한편 박근혜 후보는 안 후보의 기자회견 직후 캠프로부터 내용을 보고받았으나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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