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센카쿠제도를 둘러싼 중일 갈등이 일본 기업들의 인수합병(M&A)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중국 공무원들이 보복인사를 우려해 당대회를 앞두고 일본에 우호적인 판단을 알아서 제한했다는 분석이다.
산케이신문은 21일 중국 상무성이 일본 기업들의 M&A에 잇달아 제동을 걸어 일본 기업들의 M&A가 지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철강기업 JFE홀딩스의 선박자회사 '유니버셜조선'과 중공업 업체 IHI의 선박자회사 'IHI마린유나이티드'는 합병을 내달 1일에서 내년 1월로 연기한다고 20일 발표했다. 두 기업의 합병이 연기된 것은 이번이 3번째다. 양사는 지난달에도 "해외의 경쟁법 심사·승인 절차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합병 지연 사유를 밝힌 바 있다.
당시 두 회사는 구체적으로 승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국가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대다수의 일본 언론들은 중국이 심사를 지연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일본 주택건설업체 다이와하우스의 후지타 공업 인수도 12월 하순에서 내년으로 연기됐다. 또 종합상사 마루베니의 미국 곡물 상사 가빌론 인수 완료도 늦어질 전망이다.
일본기업들은 중국 상무성의 기업결합심사 지연이 불만이다. 때문이다. 합병 심사가 통상 신청에서 승인까지 30일이 걸리지만 유독 일본 기업들에게만 장기간이 소요되고 있다는 것.
산케이신문은 지난 9월 이후 부터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상무부의 M&A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18차 공산당 당대회를 앞두고 일본기업에 M&A 허가를 내줄 경우 보복인사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심사 승인 결과 지연을 미루어 짐작했다. 승인권을 가진 공무원들이 복지부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당대회가 마무리된 지난주부터는 중국 경쟁당국이 일본기업에 추가 심사 자료를 요청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는 일본기업들의 M&A 문제가 개선될 조짐이 보인다고 풀이했다.
중국은 2008년부터 반독점법을 시행하고 일정 규모를 넘어선 기업들의 M&A를 심사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사업 규모가 20억위안(약3474억원)이거나 전세계 매출이 100억엔 이상인 기업이 대상이다.
김재연 기자 ukeb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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