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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세포 죽어!"…자살유도 최적 약물조합 찾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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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세포 죽어!"…자살유도 최적 약물조합 찾아내 ▲암을 억제하는 p53에 대한 입체적 분석을 통해 조절네트워크에 대한 수학모형를 찾아냈다.[사진제공=교육과학기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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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유방암 세포에 대해 자살을 유도해 악성 종양을 사멸시킬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종양억제 단백질' '게놈의 수호자'라 부르는 p53에 대한 인위적 조절이 가능하게 됐다. 이에 따라 유방암 세포를 집중적으로 사멸하는 최적의 약물조합이 만들어져 암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KAIST 조광현 석좌교수가 중심이 된 국내 융합연구팀은 대다수 암 발생에 직접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암억제 유전자(p53)의 분자조절네트워크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유방암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 발병하는 여성암 중 가장 흔한 암이다. 40~55세 미국 여성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한다. 지난 10월에는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2040년까지 유방암 환자 수가 현재의 3배가 넘는 168만 명으로 늘어나 '유방암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충격적 연구결과를 보도한 적도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국내에서도 미국 등과 같이 유방암 발병빈도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서구식 식습관과 저출산, 모유수유 기피 등 생활패턴의 변화가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데 마땅한 치료제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p53은 '유전자의 수호자'로 잘 알려진 암 억제 단백질로서 33년 전 처음 발견된 후 지금까지 암 치료를 위해 집중 연구되는 분자이다.

p53은 세포의 증식 조절과 사멸 촉진 등 세포의 운명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의 세포가 손상되거나 오작동하면 p53은 세포주기의 진행을 중단시킨다. 이어 손상된 DNA의 복제를 억제하고, 손상된 세포의 복구를 시도한다. 이 때 만일 세포가 복구될 수 없다고 판단되면 p53은 세포가 스스로 자살하도록 유도하는 기능까지 수행한다.


'유전자의 수호신'인 p53도 꼼짝 못하는 분야가 있는데 바로 암세포이다. 암세포에서 만큼은 p53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아 이를 인위적으로 조절해 암 치료에 사용하려는 시도가 계속 이뤄져 왔다. 지금까지 임상실험에서는 효과가 미미하거나 부작용이 발생하는 등 여러 문제점이 나타났다.


p53이 단독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신호전달 네트워크 속에서 다수의 양성과 음성 피드백(positive and negative feedbacks)에 의해 조절되고 있는데 지금까지 연구는 p53만을 단독으로 연구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피드백 조절에 의해 p53의 동역학적(dynamics) 변화와 기능이 결정되기 때문에 네트워크 전체를 이해하고 제어하는 시스템 생물학적 접근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었다.


조 교수가 이끈 융합 연구팀은 p53을 중심으로 관련된 모든 실험 데이터를 집대성해 p53의 조절 네트워크에 대한 수학모형을 구축했다. 대규모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p53의 동역학적 변화 특성에 따른 세포의 운명(증식 또는 사멸) 조절과정을 밝혀내고 이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 방법을 적용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단일세포실험으로 검증했다.


유방암 세포의 네트워크 모형에 적용해 얻어낸 분석결과에서 핵심회로를 억제하는 표적약물과 기존의 표적항암약물(뉴트린, nutlin-3)을 조합하면 유방암 세포의 사멸을 매우 효율적으로 유도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실제 유방암 세포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직접 확인했다.


조 교수는 "세포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분자들은 대부분 복잡한 조절관계 속에 놓여있기 때문에 기존 직관적인 생물학 연구로 그 원리를 밝히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 뒤 "이번 연구는 시스템 생물학으로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암세포의 조절과정을 네트워크 차원에서 분석해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조 석좌교수가 주도하고 최민수 박사과정생, 주시 박사, 정성훈 교수 및 시첸 박사과정생이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과학전문지인 '사이언스'의 첫 번째 자매지로서 세포신호전달분야의 권위지인 'Science Signaling'지 최신호(11월 20일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p53 이란?= 종양억제 단백질로서 '게놈의 수호자'로 알려져 있다. p53은 세포주기의 조절과 세포사멸 촉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p53에 결함이 생기면 비정상적인 세포가 증식해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인간 종양세포의 약 50%에서 변이된 p53이 발견된다. 정상세포의 경우 p53의 농도는 대부분 낮다.


그러나 DNA의 손상이나 기타 스트레스 신호로 인해 p53이 증가되면, p53은 세포성장 억제, DNA 손상복구, 세포사멸 촉진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성장억제'는 세포주기의 진행을 중단시켜 손상된 DNA의 복제를 억제하는 것이며 'DNA 손상복구'는 이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전사를 활성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세포사멸 촉진'은 DNA의 회복이 여의치 않을 경우 비정상적 DNA를 포함한 세포의 증식을 막기 위한 최후의 조치에 해당된다.




정종오 기자 ikoki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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