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강일지구 보금자리 주택 개발 관련, 국토부에 당초 약속 지킬 것 요구...국토부 "아직 협의 단계 "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이해식 강동구청장이 고덕강일지구 보금자리주택 개발과 관련, “국토해양부는 당초 약속을 이행하라”고 주장하며 정부가 합의한 사안을 파기할 경우 보금자리 주택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구청장은 19일 오전 10시30분 서울시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보금자리주택과 관련한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냄으로써 좋은 선례를 남겼던 강동구와 국토해양부가 이 문제로 진통을 겪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구청장은 지난해 5월 보금자리지구 최초 발표 이후 강동구는 고심 끝에 보금자리주택 1만 가구 건설을 수용하면서 그에 따른 지역 발전 계획들을 포함해 줄 것을 국토해양부 측에 제안했다.
이에 국토해양부 역시 같은 해 9월 이 제안을 수용한 데에 이어 12월에는 이 모든 내용을 포함한 ‘고덕강일지구 보금자리주택 개발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는 22일 열리는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때 안건으로 상정될 ‘고덕강일지구 지구계획 승인’과 관련한 내용에 당시 합의 내용에 들어 있는 ‘폐기물 처리시설 현대화(지하화)’, ‘열공급 설비 증설’, ‘고덕천 생태하천 조성’ 등의 계획을 전부 배제시키려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해당 부지를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제외함으로써 주민들의 삶의 질과 밀접한 도시 기반 조성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부분으로 이럴 경우 시설 미비에 따른 주민 불편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국토해양부가 강동구와 합의했던 주요 내용들을 누락한 채 이번 도시계획위원회에 안건을 상정, 국토해양부 안대로 결정될 경우 지역 주민, 더 나아가 추후 보금자리주택 건설을 앞두고 있는 지역의 수많은 국민들과의 신뢰를 저버리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 구청장은 강동구 강일동에 위치한 ‘폐기물 처리시설 현대화(지하화)’ 계획은 보금자리주택 입주민은 물론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혐오시설로 분류되는 폐기물 처리시설을 지하화하고 지상에 생활체육시설을 조성하는 것으로 현재 고덕강일 보금자리주택지구 대상 부지에 있는 ‘음식물 재활용 처리시설’도 이 곳으로 함께 이전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는 대규모 주택 건설에 따라 생기는 문제들로 원인제공자에 속하는 국토해양부와 SH공사가 보금자리주택 사업과 연계해 추진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또 열공급 설비 증설 역시 보금자리주택 1만 가구를 건설하면서 급격하게 늘어날 전기 등 사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반드시 병행돼야 하는 에너지 공급 계획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더불어 강동구는 보금자리주택이 국토해양부가 주축이 돼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지하철 9호선 추가 연장’과 관련한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조속히 수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미 사업이 한창 추진 중인 ‘엔지니어링복합단지’를 고덕강일1지구로 옮기겠다는 국토해양부의 계획에 반발했다. ‘엔지니어링복합단지’는 지난해 4월 강동구가 지시경제부로부터 유치에 성공한 뒤 현재 도시관리계획변경 요청서를 서울시에 제출한 상태이며 이미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즉, ‘엔지니어링복합단지’는 보금자리주택과는 전혀 별개로 추진되는 사업이라고 반박했다.
이해식 구청장은 “국토부가 이런 약속 내용을 누락한 채 이번 심의를 강행할 경우 발생할 분쟁과 갈등, 사업 지연 등은 전적으로 국토부 책임”이라며 “1년 전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강동구는 향후 국토부와 어떤 협의도 불응함은 물론 최악의 경우 보금자리주택 사업을 전면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이명섭 공공택지기획과장은 “국토부, LH, 서울시 등과 행정 절차에 따라 협의하고 있는 단계이며 정해진 것은 아직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과장은 “2주 전 해당 부서인 녹색도시과에서 여러 의견을 내 검토 중으로 당초 22일 예정된 중앙도계위에 제출하려 했으나 검토할 부분이 많아서 가능할지는 아직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강동구는 이같은 발언에도 국토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몰라 걱정하고 있다.
박종일·이민찬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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