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한국은행은 지난 7월 한 달간 15t의 금을 새로 매입해 총 보유량을 70t으로 늘렸다. 지난해 6월까지 14.4t에 불과한 한국은행의 금 보유량이 1년 새 4.9배로 뛴 것이다.
그렇다면 70 t이나 되는 한국은행의 금은 어디있는 것일까? 한은의 지하에 몇 겹의 보안 장치로 둘러싼 금고에 보관되고 있을까? 답은 '지금은 아니다'이다.
한국은행의 금은 원래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지하 금고에서 보관됐다. 전쟁이 일어나고 이틀 뒤인 27일 한국은행의 금은 급히 헌병대 소속 군용 트럭으로 부산으로 이동됐다. 하지만 후송 능력이 여의치 않아 옮겨지지 못한 일부 금이 28일 서울 함락과 함께 북한군의 손에 넘어가기도 했다.
전쟁 후 한국은행은 보유 금을 특수 금고가 설치된 대구 지점 등에 보관해오다 1980년대 말부터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2004년에는 남아있던 금을 모두 영란은행으로 이전했다.
영란은행으로 금을 옮기게 된 배경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영란은행이 있는 런던은 금 거래 시장인 런던금속거래소가 있어서 보유 금을 대여할 수 있다"며 "한국은행 지하 금고에 두는 것보다 보관수수료를 지불하더라도 대여수수료를 얻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금은 주로 제련, 광산업자 등에게 단기간 대여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한은이 보유한 금으로 얻는 수익과 영란은행에 보관하는 수수료의 정확한 내역은 공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대여수수료는 워낙 미미한 수준이라 금으로 '적자'를 보진 않는다고 귀띔했다.
영란은행에 보관 중인 한은의 금은 한 개당 350~430온스 정도 무게의 괴로 제작됐다. 1t이 3만5000온스이므로, 한은이 보유한 70t의 금은 약 6125개의 괴로 보관중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금괴 하나당 약 11.5kg이니 드는 것만으로도 벅찬 무게다.
노미란 기자 asia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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