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삼성증권은 15일 한국전력에 대해 올해 잦은 원전 사고로 실적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됐으나, 궁극적으로 원전 설비 안전성 강화를 통해 내년 이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만4500원을 유지했다.
한국전력의 올해 3·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17.1%, 39.1% 증가한 13조7000억원, 1조9776억원을 기록, '어닝 서프라이즈'를 나타냈다.
범수진 애널리스트는 "전년대비 전력 판매량 증가율은 1.5%에 불과했으나 판매단가 상승률이 11.6%를 기록하며 삼성증권 예상을 상회했다"며 "이번 여름 무더위로 가장 비싼 하절기 요금이 부과되는 8월의 전력수요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컸고, 누진세가 적용되는 가정용 전력 수요도 8월에 12.5% 증가했던 것이 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부분의 연료비 단가가 6월을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한 가운데, 환율 및 석탄, 유류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고 있어 4분기까지 단위당 연료비 하락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다음 달 초까지 예방정비가 계획됐던 울진 3호기는 지난달 중순 보수작업이 끝나면서 예상보다 빨리 재가동됐으나, 신월성 2호기는 운영 허가 취득이 늦어지면서 내년 1월에서 5월로 가동 시기가 늦춰졌다.
범 애널리스트는 "원자력 안전 위원회에서 원전 운영 허가 심사 절차와 기준을 강화하는 가운데, 영광 5, 6호기의 인증서 위조 문제가 터지면서 신월성 2호기에 들어가는 부품들에 대한 검증 작업이 추가됐다"며 "인허가 취득이 완료되는 12월~1월부터는 시운전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나, 완전 가동은 5월로 지연됨에 따라 전력 수급 개선은 내년 2분기부터 가시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약 3000억원의 연료비 부담 증가 요인이 발생하겠으나, 예상보다 큰 연료비 단가 하락이 이를 상쇄하면서 내년 한전의 턴어라운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3분기 실적이 예상을 상회했지만 여전히 영업현금흐름이 설비투자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내년부터는 전력 수요 억제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요금 인상 현실화 움직임은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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