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청와대가 이광범 특검팀의 내곡동 사저 부지 구입 의혹 수사 결과에 대해 조목 조목 반박했다. 특히 이시형씨의 땅 구입 자금에 대해 증여로 판단한 것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는 등 대부분의 결과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은 14일 오후 춘추관에서 '특검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한 대통령실 입장'을 통해 "특검이 의혹 규명을 위해 노력한 것을 평가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일부 결론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최 수석은 우선 특검이 일부 피의자들에 대해 배임 혐의를 적용한 것에 대해 문제삼았다. 최 수석은 "대통령이 퇴임 후에 거주하게 될 사저는 경호시설이 함께 들어가야 한다는 특수성 때문에 구입 과정이 일반 부동산과는 달리 복잡할 수 밖에 없다"며 "경호처는 불필요한 논란을 잠재울 수 있도록 개인 부담분과 국가부담분을 합리적으로 어떻게 나눌지, 어떻게 국가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지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밝혔다.
최 수석은 그러면서 "경호처는 특히 부지 가격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국고부담을 줄이고 주변시세와 미래가치를 고려해 나름의 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했고, 부지가격을 20억원이상 깎는 등 예산 절감을 위해 노력했다"면서 "특검이 이를 고려하지 않고 취득 당시의 감정평가 금액이라는 지극히 형식적인 기준만을 토대로 배임 혐의를 적용하는 것은 일방적인 법률 적용"이라고 반박했다.
최 수석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도 건립되고 경호시설이 건축되고 난 뒤 경호부지 값이 취득 시점에 비해 크게 올라서 취득 당시의 감정평가 금액으로 부담 비율을 나누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 바 있다"고 덧붙였다.
최 수석은 이어 경호처 직원의 문서 변조 혐의 또한 "문서 관리 시스템이나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경호처 관계자들에 대해 범죄혐의가 있다고 판단해서 기소한 부분에 대해선 앞으로 재판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해명해 가겠다"고 밝혔다.
최 수석은 특히 이시형씨가 큰 아버지 및 어머니로 부터 받은 돈에 대해 특검이 '증여'로 단정한 것에 대해서도 "이시형씨가 은행에서 빌린 돈과 아버지로부터 차용한 돈으로 사저 부지를 직접 구입한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면서 "대통령 부인께서 갚아줄 생각도 했었다는 실현되지 않은 미래의 가정적인 의사만을 토대로 특검이 증여로 단정한 것은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최 수석은 대통령실의 특검 수사 비협조 논란에 대해서도 "실제로는 컴퓨터에 보존돼 있지 않은 차용증 원본 파일 등을 제외하고는 가능한 한 특검이 요구한 모든 자료를 제출했고 관계자들도 출석 조사와 서면진술서 제출 등을 통해 최대한 협조했다"고 해명했다.
최 수석은 아울러 "이명박 대통령께서 이미 국민 여러분께 두차례 이상 사과의 뜻을 표명하셨고 사저부지도 구입 가격 그대로 국가에 매각돼 원상회복이 이뤄졌다"며 "특검 수사까지 종료된 만큼 이 문제를 둘러 싼 소모적인 정치적 논란도 여기서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 수석은 또 "이번 특검법 제정 과정에서 전례없이 특정 정당에 특검 추천권을 부여하는 바람에 수사 내용이 상세하게 언론에 공개되는 등 정치적 편향성과 관련한 불필요한 시비와 오해가 빚어졌던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면서 "특정 정당에 의해 특검이 추천되는 위헌적 요소를 담은 특검법이 앞으로 더 이상 제정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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