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코리아·포낙 등 편리성 강화된 제품 출시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남들 눈에 띄고 비싸기만 했던 보청기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티가 덜 나게 손톱만한 크기로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난청인들의 삶의 질까지 높여주는 추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인공와우(인공 달팽이관) 전문회사 AB코리아는 최근 세계 최초로 완전 방수형 인공와우 '넵튠'을 출시했다.
그동안 인공와우는 방수가 되지 않아 목욕을 하거나 수영을 할 때 음향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주는 어음처리기를 떼어내야 했다. 특히 어음처리기 없이 대회에 참가해야 하는 수영선수는 출발 신호를 듣지 못하는 불리함을 안고 있었다.
그러나 넵튠은 난청인에게 물 속 세상에서 소리를 듣게끔 다리를 놓았다. 신동일 AB코리아 대표는 "연구 개발 끝에 기존 인공와우로는 불가능했던 기술 혁신을 이뤄냈다. 고도 난청인들도 목욕과수영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방수 기능은 일반 보청기에도 입혀졌다. 기존 보청기가 습기나 먼지에 굉장히 취약했다면 최근 출시된 스타키, 지멘스, 오티콘 등 보청기는 방수가 된다. 이중 포낙의 신제품(Naida S CRT)은 국제표준전기위원회의 방수·방진 시험 결과 현존 보청기 중 가장 높은 IP67 등급을 받았다. 비가 와도, 실수로 세면대에 떨어뜨려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정도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볼륨 조절 문제도 해결됐다. 리모컨만 있으면 번거롭게 판매처에 방문해 보청기 소리를 조절할 필요 없다. 포낙은 한 발 더 나아가 리모컨에 블루투스 기능까지 입힌 컴파일럿을 선보였다. 이 보조기구로 보청기를 조절하고 휴대전화나 MP3를 블루투스로 연결해 보청기에서 바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이 밖에 자동 음향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주변 소리를 보다 선명하게 들려준다. 소음이 많은 도심과 적은 실내 공간 등 각 환경에 가장 알맞은 출력을 보청기 스스로 분석·조절해주는 것.
업계 관계자는 "보청기에는 최신 기술이 집약돼 있다"면서 "단순히 보청기 크기를 줄이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난청인들의 생활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 진화가 이뤄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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