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12일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수기를 그린 영화 '남영동 1985' 시사회장에서 조우했다. 특히 지난 6일 단일화 첫 회동 이후 야권 단일화 협상에 급물살을 타고 있는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만남에 시선이 집중됐다
문재인·안철수 후보는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한 영화관에서 열린 영화 ‘남영동 1985’ VIP 시사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시사회에 앞서 두 후보는 영화 상영전 VIP 대기실에서 정지영 감독과 배우로 분한 문성근 전 민주당 대표와 주연 배우 박원상 씨 등을 만나 인사를 나눴다.
안철수 후보는 "부산서 조금전에 왔다"고 인사를 건네자 문 후보가 "나는 내일 모레 부산에 간다"며 답했다. 안 후보가 "오늘 강연에서 농담을 했다"며 "항간에 소문이 문 후보님이 저하고 같은 캠프 출신인데 들어보셨냐. 힐링캠프"라고 농담을 하자 문 후보는 "그렇구나"라며 웃음으로 화답했다.
이날 자리는 정 감독의 초청으로 마련됐다. 정 감독은 “대선 주자들이 영화를 꼭 봤으면 좋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고, 특히 박 후보가 참석하길 바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사회에는 두 후보외에 심상정 진보정의당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도 참석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호남 방문으로 불참했다.
앞서 정 감독은 지난 10월 4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끝난 뒤 문 후보와 해운대구의 한 횟집에서 가진 영화인과의 대화 자리에서 문 후보에게 영화 시사회에 와 줄 것을 부탁했고, 문 후보도 흔쾌히 승낙한 바 있다.
이 영화는 고 김근태 상임고문의 수기인 ‘남영동’이 원작으로, 1985년 용산구 남영동에 있었던 옛 치안본부 대공분실 515호에서 김 상임고문이 22일간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정 감독의 전작 ‘부러진 화살’에서 변호사 역을 맡았던 배우 박원상이 민주화운동천년연합 전 의장 ‘김종태’ 역을, 배우 이경영이고문기술자 ‘이두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김종태’는 김근태 상임고문을, ‘이두한’은 고문기술자 이근안씨를 그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실제 당시 고문을 당했던 고문 피해자들과 김 상임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의원도 참석해 영화를 관람했다.
한편 무대 인사에 오른 인재근 여사는 "우리가 고난의 역사를 기억하고 또 후손들에게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저의 영원한 동지이자 짝꿍 김근태씨는 인간으로서 도저히 견딜 수없는 고통을 받았지만, 항상 인간에 대한 사랑을 잃지 않고 따뜻한 아버지, 다정한 남편, 그리고 품위 있는 정치인으로서 아름다운 생을 마쳤다. 그걸 꼭 기억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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