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흐르는 유리벽', 전화 인사말, 도서관 명칭까지 감성 충전 문구 가득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2012년의 화두는 뭐니 뭐니 해도 '힐링' '공감' 등이다. 우리의 감성을 어루만지는 그 무엇이다.
이런 분위기는 다소 딱딱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관공서 문구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관악구청을 가면 건물 입구에 걸린 커다란 현판의 글귀가 눈에 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 하여 어찌 등 뒤에 있는 그대를 껴안을 수 없으랴
내 한 몸 돌아서면 충분한 것을’
이외수 선생의 '날마다 하늘이 열리나니' 내용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시행된 '시가 흐르는 유리벽'은 두 달에 한 번씩 홈페이지 공모를 통해 선정된 글귀를 청사 입구 현판에 게재, 주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게 한 것으로 지금은 관악구의 명물이 됐다.
이 때문에 청사 안을 들어서면 자주 들리는 말이 있다. 바로 '따뜻한 관악'이다.
이는 전화를 받는 직원들의 인사말이다. 관악구의 BI이기도 한 이 것은 듣는 사람에게도 따뜻한 기운이 전달되는 듯하다.
우측에는 얼마 전 '인간탐구-조각으로 말하다'를 테마로 20여 점 조각 작품을 전시했던 ‘Gallary 관악’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는데 입구 문구가 인상적이다.
'계단은 짧고 예술은 길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세심한 배려가 웃음 짓게 한다.
지난 1일 개관한 청사 1층 도서관 이름은 관악도서관도, 구청도서관도 아닌 '용꿈 꾸는 도서관'이다.
서술형으로 지어 친근한 느낌이 감성을 자극한다. 또 관악문화관도서관 1층에 자리 잡은 취업정보상담센터의 이름은 '잡오아시스(Job Oasis)'로 예비취업자들에게 주는 따뜻한 희망의 메시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외에도 최근 성공리에 막을 내린 '2012 관악책잔치-평생학습마을축제' 캐치프레이즈 '무지개다리를 함께 타고 가요' 라든가, 부대행사로 진행된 '청춘북미팅' 주제인 '알랭 드 보통과 사랑을 말하다' 등도 감성을 자극하는 문구로 눈길을 끈 바 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구청은 주민에게 가장 가까운 곳이 돼야 한다” 며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는 머리에서 가슴까지의거리이다. 작은 문구, 네이밍 하나하나에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주민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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