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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수출기업 잔혹사…미국 보호무역주의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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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전기레인지 리콜
현대기아차, 860억 배상
삼성 애플소송, 편파판정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T.S 엘리엇은 시 '황무지'에서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표현했지만 국내 재계에는 11월이 가장 힘든 달로 여겨지고 있다. 선거철을 전후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기승을 부리며 국내 수출 주역들을 향한 리콜, 배상금,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12일 재계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대선 정국에 들어가며 심화됐던 보호무역주의가 대선이 끝난 이후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현대기아차의 연비과장 문제로 인한 배상금 조치, LG전자의 가스레인지 리콜, 삼성전자와 애플과의 소송 등 우리나라 수출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전자, 자동차에 대한 공격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지난 8일 LG전자가 화상, 화재 위험 때문에 전기레인지 16만1000대를 자발적으로 리콜 한다고 공고했다.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판매된 5종의 제품이다.


LG전자는 80건의 신고를 받았지만 실제 화재나 부상 사고는 없었다. 하지만 CPSC는 해당 제품 사용을 즉각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미국 환경보호청(EPA)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연비가 과장됐다며 연비 표시를 수정하라고 지시했다. 국내와 미국의 연비 기준이 다르다 보니 발생한 일이었지만 해명은 소용없었다.


결국 현대기아차는 90만대에 달하는 차량 운전자들에게 모두 배상을 해주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 돈으로 860억원에 달한다.


애플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번번히 미국 법원이 애플 손을 들어주고 있다. 영국에서는 삼성전자가 애플 제품을 모방하지 않았다는 판결이 내려지며 애플이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 공지까지 하고 소송비 전액을 배상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미국서는 삼성전자가 1조2000억원을 애플에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특허에 관한 판정도 미국 업체와 한국 업체가 서로 다르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소송서는 삼성전자의 3세대(3G) 통신 표준 특허가 모두 인정되지 않았지만 애플과 모토로라의 소송서는 모토로라의 멀티미디어 표준 특허를 모두 인정했다.


여기에 더해 국내 전자업계는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은 물론 2차전지와 관련한 담합 여부까지 조사받고 있다. 담합의 경우 대부분 무혐의로 판정됐지만 미국은 조사대상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재계는 미국이 대선 직후 경기부양을 위해 양적완화와 보호무역주의를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전자, 자동차 업종에 대한 견제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명진규 기자 ae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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