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개헌을 담은 정치쇄신안을 발표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간의 이른바 '단일화회동'이 예정된 6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적진을 향해 과격한 표현의 비난공방을 벌였다. 문-안 회동에 대한 새누리당의 거센 비난이 이어지자 민주당은 박 후보에 대한 여러 문제점을 들춰내며 반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김무성 "단일화쇼는 3대 범죄"선공=선공은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이 했다.그는 오전 선거대책본부회의에서 단일화 쇼를 3대 범죄로 규정하고 ▲국민이 후보와 정책을 차분히 검증할 시간의 88%를 박탈했다는 점 ▲단일화 각본은 국민 사기극이라는 점 ▲국정무(無)경험과 실패한 국정경험의 결합 등을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문 후보는 6월 출마 이후 지금까지 기간을 단일화 블랙홀에 빠뜨렸다"면서 "후보 등록일 전에 단일화해도 20일을 더 허비할 것이며 185일의 88%일인 162일을 후보 검증기회를 박탈했다"고 지적했다.이어 "안철수 후보는 정치개혁을 외치고 정치권에 뛰어들었지만 구태정치를 넘어서서 단일화를 기획, 연출하고 스스로 주연했다"면서 "겉으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양측 단일화는 장막 밖에서 진행 중인 국민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읍소하던 문재인의 구걸정치와 호남지역의 지지율 급락의 처지에 놓인 안철수의 타이밍정치가 결합된 꼼수 정치"라고 평가절하했다. 권영세 종합상황실장은 "문 후보가 단일화구애를 하는 안 후보는 재개발 딱지, 다운계약서, 위장전입,.논문 표절의 의혹도 있다"면서 "문 후보 스스로가 절대로 공직자에 임명해서는 안 되는 결격 5대 사유를 거의 다 가진 안 후보와의 단일화는 정략적이면 모를까 가치 공유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밀실회동이고 단독회동이고 정치회담"이라며 "놀라운 구태정치이자 어떤 대통령 후보도 하지 못한 낡고 구태스러운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영 특보단장은 "문-안 두 후보의 안중에 국민은 없다"면서 "참으로 나쁜 후보이며 역사와 국민을 외면한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는 "쇄신을 하겠다는 분(안 후보)이 정도를 버리고 야합을 먼저 배우고 있으니 국민들의 배신감이 얼마나 크겠는가"라면서 "정치 불신을 오히려 가중시키고 정치인과 정치에 대한 혐오증을 심화시킬 뿐이다"고 지적했다.
◆與 단일화는 실패한 공학...민주-문 비판=새누리당 선대위 대변인실은 논평을 통해 단일화 논의에 대해서는 "민주당으로서는 한국 정치사에 사실상 양대 정당의 전통을 누렸던 자부심은 간데없고, 단기필마(單騎匹馬)로 출발한 후보에게 휘둘리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이 얼마나 더 굴욕적인 상황을 겪어야 할지 참담한 심정이 들 것이다"고 비꼬았다. 이어 문재인 후보의 아들 취업특혜 의혹을 거듭 제기하면서 "문재인 후보는 온라인상에서 '내 아들이 먼저다'라는 풍자가 왜 등장하게 되었는지 곰곰이 반성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내놓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근식 수석부대변인은 "1997년 DJP단일화,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는 2,3위를 달리던 하위권 후보들이 정책 선거는 팽개치고 '단일화 로또' 한방으로 집권했다"면서 " DJP는 얼마 뒤 이혼하고,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는 결혼까지 가지도 못하고 파혼하지 않았는가. 한국정치사에 실패로 검증된 단일화에 왜 이리 목을 매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선을 40여일 앞두고 다시 단일화에 목숨을 걸고 있는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를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며 "야당사만 탐닉해온 두 후보에게는 아직도 짝짓기가 전가의 보도로 보이는지 모르지만 국민에게는 가슴을 찢는 비수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새겨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지원 "야당과 소통않는 짝짜꿍"=민주통합당은 반격에 나섰다.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박지원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먼저 제안한 소위 '먹튀법' 그리고 '투표시간연장법'의 동시처리를 문재인 후보가 수락했지만 새누리당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도대체 소통을 중시한다는 박근혜 후보, 더욱이 '투표시간 연장법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논의해보도록 하자'는 박근혜 후보" 라면서 "야당과 소통하지 않고 국민과 소통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소통하려고 하는 것은 '소통'이 아니라 '짝짜꿍'이다"고 말했다.
서영교 원내부대표는 2005년 9월 한 일간지가 보도한 박근혜 불가론을 소개했다. 주요 내용은 박 후보에 대한 단점을 지적한 것으로 콘텐츠부족, 불통이미지, 정수장학회 등 과거사, 베일에 가려진 사생활 등이다. 서 부대표는 "박근혜 후보를 만들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는 여러 사람이 있지만 그것은 대한민국을 또 다시 힘들게 할 뿐이다"면서 "이제 대통령은 바뀌어야 한다. 정권이 교체가 되어야만 대한민국이 살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후보캠프는 단일화에 대한 새누리당의 비난에 정면 대응했다. 박광온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에 대한 두려움을 감추지 못하고 여러분들이 나서서 단일화를 비난하고 있다"면서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고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지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마디 붙인다면 새누리당의 관계자들이 단일화에 대한 비난과 비판은 거대한 강물과도 같은 단일화 흐름에서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 큰 강물이 흐를때는 물방울이 튀기도 한다"고 말했다.
◆文측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 YS발언 소개=박 대변인은 "특히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에서 비롯된 것인데, 오로지 권력만 잡겠다는 단일화로 비난하는 것은 국민들을 향해서 욕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새누리당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을 바꿔야한다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오늘 단일화 회동에 담겨있다는 것을 새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후보캠프 허영일 부대변인은 "야권후보단일화에 대해 온갖 저주와 악담을 퍼부어대는 김무성 총괄본부장에게 김영삼 대통령의 어록 한 구절을 읽어 드린다"면서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는 말을 소개했다. 그는 "김무성 본부장은 단일화가 '국민기만의 사기극'이라는 '막말 궤변의 사기극'도 서슴없이 벌이고 있다"며 "단일화는 오래 전부터 예고돼 있었던 것이고, 새누리당 심판을 원하는 모든 국민들의 의지가 만들어낸 정권교체의 '필승카드'"라고 반박했다.
민주당과 문 후보측은 이어 TV토론과 투표시간 연장을 두고 박 후보를 압박했다. 박 대변인은 "TV토론은 그 어떠한 이유로도 회피하거나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며 "선수와 규칙을 탓하거나 경기장을 탓해선 안 되듯이 토론 순서나 토론 방식에 대해서 왈가왈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투표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투표할 기회를 주지 않는 나쁜 후보가 될 것인지, 아니면 투표하고 싶은 국민들에게 투표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찾아주는데 함께하는 당당한 후보가 될 것인지 답해달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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