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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5.0]"대사님" "허허, 전 해외건설 가이드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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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현장 다녀보니, 외교관 시절 인맥이 금맥

전 베네수엘라 대사 신숭철 해외건설협회 부회장
중남미·아프리카서 주로 활동
국내 업체 해외수주때 정보제공
통상·조약 등 전문지식 쌓아야


[은퇴 5.0]"대사님" "허허, 전 해외건설 가이드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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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외교관 시절, 아프리카와 중남미를 주로 누볐다. 우리나라와는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심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이지만, 낯선 오지에서의 생활은 한국을 더 널리 알려야겠다는 다짐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외교관이라는 타이틀을 벗은 후에도 외국에 나가 한국을 알리는 일은 천직으로 남았다. 지난해부터 해외건설협회에서 부회장으로 일하고 있는 신숭철(59) 전 대사 얘기다.

그는 공직에선 한발 물러섰지만 한국 기업의 해외활약을 돕는 '민간 외교관'으로 여전히 국내외에서 쉴 새 없이 활동중이었다. 인터뷰가 성사되기 전 '은퇴 이후의 삶을 들어보고 싶다'는 기자의 요청에 "외교관이라는 공식 타이틀은 벗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퇴'라는 표현이 나한테 적절한지 잘 모르겠다"며 멋쩍어 했다.


해외건설협회는 국내 업체들이 해외에서 각종 공사를 수주하거나 진행할 때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주로 한다. 규모가 큰 대기업이야 해외 현지의 시장상황이나 정보를 스스로 얻을 능력이 되지만 중소ㆍ중견업체는 해외에 진출하고 싶어도 정보장벽 때문에 엄두를 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신씨는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건설시장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나마 중동이나 중남미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신규발주 여지가 있는 만큼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국내 중소ㆍ중견업체를 해외에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신씨와 협회의 인연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 왔다. 2008년까지 베네수엘라 대사로 있던 그는 이후 경상남도로 자리를 옮겨 자문대사로 자신의 전공을 발휘했다. 2010년 퇴직 후 외교통상부와 주위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지금 협회에 둥지를 틀었다. 소속된 곳은 달라졌지만 국제교류를 늘린다는 본연의 업무는 계속됐다.


건설과 외교관. 선뜻 같이 떠올리기 힘든 조합이지만 신씨는 외교관으로 일할 때도 건설과 관련해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80년대 멕시코에서 일할 당시 새로 구입했던 공관을 2000년 다시 근무할 때 증축한 일이나 1991년 아프리카 나미비아와 수교를 시작할 때는 현지 공관 개설요원으로 일했다.


베네수엘라 대사로 있을 때에는 겸임국인 수리남에 한국전 참전 기념조형물을 건립한 것도 그의 작품이다. 그는 "처음 시내를 방문했을 때 한국전 참전 기념비가 아주 초라하게 있는 걸 보고 근사한 조형물을 만드는 게 참전용사에 보답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은퇴 5.0]"대사님" "허허, 전 해외건설 가이드라고요"


한국과 왕래가 잦은 북미ㆍ유럽 등 선진국이나 중국과 같은 인근 아시아 지역에 비해 중남미나 아프리카는 여전히 미지의 땅이다. 70년대 당시 외무부에 입부, 이후 현지 공관생활과 본부근무를 포함해 대부분을 중남미ㆍ아프리카 지역과 관련한 업무를 한 신씨의 수십년 경험치는 그 자체로 소중한 밑천이다.


그는 "중남미 외교를 담당하는 사람은 간혹 사람들의 시선에서 멀어져 있다는 소외감을 느낄 경우도 있지만 33개 독립국가에서 4억5000만 인구가 살고 있는 지역과의 외교를 담당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미진한 우리와의 협력관계가 한층 높은 단계로 발전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즐거움이란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기업이 이미 상당수 진출해 있는 중동지역이나 중남미 지역의 경우 현지 건설시장에서 정부의 입김이 큰 만큼 신씨가 직접 현지에서 근무하며 쌓은 관가 인맥은 우리 기업에게 직접 도움이 될 때가 많다. 후배 외교관들이 있는 각국 재외공관과의 원활한 의사소통 역시 협회로서는 대체하기 힘든 자산이다.


신씨는 최근 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다녀왔다. 동남아지역 국가들이 주축이 된 아세안(ASEAN)이 최근 들어 지역통합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기업들이 참여할 여지를 찾기 위해서다. 그는 "아세안이 주장하는 역내통합 방안 가운데 국가들간 길을 닦고 도로를 짓는 등 물리적 연계성을 강화하는 안이 논의중"이라며 "한국기업이 보다 적극 참여한다면 그만큼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국내 관련업계 종사자 40여명으로 구성된 사절단을 이끌고 미얀마를 방문해 현지 관계부처 장관 등을 만나고 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전히 민간외교에 여념이 없는 그가 후배 외교관들에게 건넨 조언은 "시야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었다. 전 세계를 무대로 일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사회에서 자신의 위치를 냉정히 가늠하기 힘들다고 그는 강조했다. 은퇴에 대한 불안을 떨치고 자신만의 특기를 살려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하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신씨는 "외교관 시절 세계 무대에서 익힌 지식과 경험이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사용될 기회는 많지만 사전에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실패하게 마련"이라며 "국제기구나 통상, 조약 등 본인 스스로가 특기로 하는 분야를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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