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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술VS마케팅' 매월14일 'OO데이' 제외해도 年 52개…같은 날 3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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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온갖 데이를 섭렵해 챙기는 나날희(가명)씨. 지난 10월10일 '막대사탕데이'를 맞아 회사동료들에게 커다란 막대사탕을 하나씩 돌렸다. 이날은 '100송이데이'와도 겹치는 날. 저녁에는 애인에게서 꽃 100송이를 받아냈다. 14일 '와인데이'에는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만찬을 즐겼고 17일 '손수건데이'에는 실크손수건 하나를 샀다. 10월 기념일의 최절정은 31일 '핼러윈데이'. 온라인몰을 통해 주문한 마녀복장을 입고 이태원에서 친구들과 분위기를 만끽했다. 나씨는 오는 11일 '빼빼로데이'를 위해 아몬드빼빼로 한 상자를 구입하고 14일에는 '무비데이'이자 '쿠키데이'인 만큼 수제쿠키를 먹으면서 영화를 볼 생각이다.


'상술VS마케팅' 매월14일 'OO데이' 제외해도 年 52개…같은 날 3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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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는 매월 14일을 제외하고 52개의 '데이(day)'가 있다. 실제 나씨와 같이 매번 기념일을 꿰차고 있다면 매월 평균 3~4개의 데이를 챙겨야하는 셈이다. 이름과 분야도 각양각색이다. '인형데이·삼각김밥데이·레몬데이' 등 이름조차 생소한 기념일이 잔뜩 몰려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상술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는 반면 오죽했으면 유통업체들이 이러한 고육지책까지 짜냈겠냐는 입장도 있다.


이들 데이 중 대표적인 것은 11월11일 빼빼로데이다.

편의점에서는 외국에서 유래된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를 제치고 국산 과자의 모양에서 착안된 빼빼로데이가 가장 큰 행사로 손꼽히고 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점당 일매출이 일년 중 가장 높은 때”라며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부담이 덜해 특정상품을 지정한 기념일의 매출이 높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유통업계는 올해 대용량 혹은 고가로 제작한 기획상품을 쏟아내며 고객 지갑열기에 나섰다. 홈플러스는 높이 82cm·용량 2664g인 유통업계 최대 크기의 대용량 포장 빼빼로 자이언트 세트를 5만1100원에 내놨고, 롯데마트는 85cm짜리 빼빼로 모양의 빅사이즈 롱쿠션을 1만9500~2만2500원에 팔고 있다.


'때는 이때다'하며 노려온 편의점들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CU는 롯데빼빼로 3개 구매 시 1개를 무료증정하고 GS25는 20% 할인해 주는 식으로 고객 시선을 끌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한 개그프로그램에서 인기를 얻은 '브라우니' 대형 인형과 조합한 독점상품을 내놨다. 편의점업계는 지난해 빼빼로데이 매출이 20~40%씩 상승했다며 올해에도 매출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빼빼로데이의 성행에 힘입어 다양한 제품들도 '데이'를 붙이고 나왔다. 해태제과는 자사 비스킷제품 '에이스'를 기념 해 10월 31일을 '에이스데이'로 명명했고 오리온은 12월12일 '고래밥데이'를 갖고 있다. 이쯤되면 왜 하필 특정일을 자사 제품의 날로 지정한건지 궁금해진다.


해태제과에 따르면 에이스데이는 강원도의 한 한교에서 비롯됐다. 해당학교 학생들은 말일이 토요일과 겹치는 날을 ' 에이스데이'로 정하고 친구에겐 에이스 1개, 선생님에게는 에이스 2개,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에이스 3개를 전해주면서 서로의 마음을 표현했는데 이것이 에이스데이의 시발점이라는 설명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이게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10월의 마지막날을 에이스데이로 정하고 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날로 정착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우깡데이·써니텐데이·초코파이데이 등 일반인들이 알지도 못하는 데이들이 수두룩해 유래를 알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해당 업체조차 알지 못하는 데이도 있다.


인터넷 등에서는 11월12일을 '칸쵸데이'로 부르고 있는데 정작 칸쵸를 만드는 롯데제과는 그런 날이 있었는지 몰랐다며 어리둥절해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칸쵸데이가 있는지 몰랐다”며 “어떤 루트를 통해 그 날이 칸쵸데이로 불리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에서는 아예 특정일을 자사브랜드의 데이로 정하는 경우도 있다. 세븐일레븐은 7월11일을 '세븐일레븐데이'라고 부르고 이날을 기념해 매년 특별행사를 진행한다. 보통 편의점에서는 1+1, 2+1 등 덤행사를 진행할 뿐 가격할인 행사는 하지 않지만 세븐일레븐은 이날 이례적으로 할인 이벤트를 펼친다. 덕분에 관련상품 매출은 행사이전과 비교했을 때 300%가량 증가한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회사 이름과 맞아떨어지는 7월11일을 세븐일레븐데이로 정했다”면서 “국내에서만 기획된 행사로 회사입장에서는 일년 중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이며 이때에는 묶음 패키지를 개발해 판매하고 진열품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카페베네가 운영하는 디셈버24는 오는 12월24일에 맞춰 특별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으며 온라인쇼핑몰 아이스타일24는 최근 매월 24일마다 할인행사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화장품업계도 자사데이 하나씩은 갖고 있어 미샤는 매월 10일을 '미샤데이', 홀리카홀리카는 매달 27일을 '홀리카데이'로 지정해 이날에는 특별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이 기간에는 매출이 눈에 띄게 늘어 미샤의 경우 평일 매출 대비 5~6배가량 증가한다.


이렇듯 각 업체별로 '데이'를 선점하다보니 '데이 땅따먹기'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각인되기 쉬운 좋은 날짜를 경쟁사보다 먼저 쟁취하려고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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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 숫자 '7'이 겹치는 7월7일을 재빨리 잡아챈 곳은 금강제화. 금강제화는 매년 7월7일을 '헤리티지 데이'로 정하고 노세일 브랜드 '헤리티지'를 이날에만 20%가량 할인해준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 마케팅이 상술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각 회사입장에서는 톡톡 튀는 마케팅이다”며 “고객 시선끌기 전략 중 하나로 봐달라”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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