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미국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민자들이 더 필요하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온라인판은 최근 미 경제에 이민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민법 개혁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미 경제는 이민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첨단기술 산업의 경우 이민자들이 맡은 역할은 기업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 러트거스 뉴저지 주립 대학의 칼 린 교수는 "미국의 전문직 단기 취업 비자인 H-1B가 1998년 도입된 이후 기술주들의 상승세를 보면 이민자들이 최첨단 기술 기업들에 얼마나 크게 이바지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린 교수는 "전문 기술을 보유한 이민자들에게 비자가 발급되기 시작한 이후 첨단기술 기업들의 누적 초과 이익률이 15% 이상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이민자들은 미 기업 혁신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가정신재단인 카프만재단에 따르면 미국에서 특허를 신청한 발명가들 가운데 외국 국적 보유 이민자들 비율이 전체의 25%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1995~2005년 미국에서 외국 출신 기업인이 창업한 업체는 전체 신생 기업의 25%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 복지제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이민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그 동안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도 미국이 인구 고령화를 걱정하지 않았던 것은 가임 여성들의 출산율이 2.1명이나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출산율은 2명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고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들어오지 않는다면 미 사회보장제도는 위기를 맞게 된다.
이처럼 이민자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는 판에 외국 출신들은 미국을 떠나고 있다. 미국에서 교육 받은 인도ㆍ중국의 학생들이 미국에 머물기보다 고국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불법 체류자마저 줄고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비지니스위크는 이에 미국도 비자제도 개선으로 더 많은 인력이 미국에서 일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더 많은 이민자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경기회복 속도가 떨어질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미국의 혁신과 기업가정신에 타격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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