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이명박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 다스 회장(79)이 31일 특검(이광범 특별검사)의 소환조사를 받는다.
29일 이 대통령 일가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팀은 오는 31일 오전 10시 이 회장이 출석한다고 밝혔다. 당초 특검팀은 하루 전인 30일 이 회장에 대해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특검 관계자는 “이상은씨 사정으로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 회장을 서초동 특검 사무실로 불러 매입대금으로 건넨 6억원의 출처와 성격, 해당 자금을 현금으로 건넨 경위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청와대 경호처와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34) 씨는 지난해 5월 서울 서초구 내곡동 땅 9필지를 54억 원에 공동명의로 사들이며 각각 42억 8000만원과 11억2000만원을 부담했다. 시형 씨는 큰아버지인 이 회장에게 빌린 6억 원, 어머니 김윤옥 여사 소유 논현동 땅을 담보로 농협 청와대 지점에서 대출받은 6억 원 등으로 매입대금을 부담했다.
특검팀은 돈 전달 과정에 관여한 이 회장의 부인 박모씨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박씨는 언론 노출을 피할 수 있도록 특검에 비공개 소환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자금 흐름을 쫓는 과정에서 필요하면 이 회장의 회사 다스에 대한 계좌추적도 검토 중이다. 특검 관계자는 “가능성일뿐 구체적으로 논의한건 아니다”고 밝혔다. 다스는 앞서 이 대통령의 실소유주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회사다.
특검팀은 매입 실무를 담당한 김태환 청와대 경호처 재무관도 30일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한다. 특검팀은 김씨가 부지매입 분담가격을 정하는 과정에서 시형씨에게 유리하도록 해 국고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사저부지 매입 과정에 관여한 정황이 제기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도 이번주 내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당초 시형씨로부터 부지 매입 실무를 위임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세욱 전 청와대 총무기회관실 선임햄정관은 김백준 기획관에게 보고·지시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행정관은 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된 상태다.
한편 특검팀은 사저부지를 판 뒤 미국에 머물고 있는 내곡동 땅 원주인 유모(56)씨와 접촉됐다고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유씨로부터)이메일 답신이 왔다. 오늘 중으로 유선 연락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특검팀은 유씨에 대해 이메일로 귀국을 요청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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