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중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공직에 대한 인기가 크게 늘어났다.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고용 안정성이 높은데다 각종 사회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무원에 대한 인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중앙정부기관 및 직속기관 공무원 시험에 응시한 사람이 150만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과거 3년간 공무원 시험 응시자가 줄어들었으나 올해에는 사상 최대 인원이 공무원 시험에 응시한 것이다.
직종에 따라 경쟁률도 각각 다르다. 예를 들어 국가통계국 충칭(重慶)지국에서 1명을 뽑는데 6500명 이상의 지원자가 몰렸다.
1980~90년대 중국의 시장개혁에 나면서 젊은이들은 공무원이나 국유기업보다는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민간기업 취업하기를 희망했었다. 당시 이같은 민간기업의 인기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샤하이(下海, 관직과 국영기업을 나와 창업에 뛰어드는 것) 바람이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경제에 대한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구직자들은 다시 공직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공무원이 상대적으로 업무 부담이 적고, 일하기 쉬우며, 주거 등에서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공무원을 두고서 ‘금밥통(金飯碗)’이라고 부를 정도다.
더욱이 공직 사회에 부패가 만연하면서, 많은 이들은 공직이 큰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 쯤으로 여기기까지 했다. 올해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의 몰락에서 엿볼 수 있듯 중국에서 고위직은 엄청난 부를 모을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국 국영 매체들은 공무원 열풍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환구시보는 중국에서 구직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모는 것과 관련해 공무원이 되는 것이 구직자들에게는 “거스를 수 없는 유혹"이 되고 있다며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공직을 두고서 경쟁을 벌이는 것은 비정상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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