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마케팅 담당자들 사이에서 도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중국의 고위 정부 관료들을 대상으로 광고를 집행하려면 어떤 매체를 선택해야 할까. 이들은 휴대폰을 2~3개씩 가지고 다니면서 늘 통화를 하거나 TV나 인터넷은 거의 보지 않고 신문이나 잡지는 주요한 내용을 골라서 간추린 스크랩만 읽기 때문에 광고에 노출되는 경우가 별로 없다. 광고를 그나마 접하게 되는 곳이 공항이기 때문에 정부를 타깃으로 홍보를 해야 하는 기업들은 공항 내에 적극적으로 광고를 실어왔다. 그러나 공항보다 더욱 이들의 눈길을 확실히 잡아둘 수 있는 효과적인 장소가 있다. 바로 택시다. 아우디나 포르셰 등의 고급 외제 승용차를 관용차로 사용하는 이들에게 택시가 무슨 소용일까 싶겠지만, 주말에는 이들 관용차를 사용하는 것이 정부 관료들이 아닌 아내나 자녀인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가족들은 관용차를 사용하게 하고 본인은 사생활이 노출되지 않도록 운전기사를 동반하지 않고 여자친구를 만나거나 접대를 받으러 가는 등의 ‘은밀한’ 비즈니스를 보는 경우가 많아서 택시 이용이 불가피하다는 말이다. 따라서 정부 고위관료를 타깃으로 광고를 하려면 관용차를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 시점을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우스갯소리는 부패한 중국 공무원들의 사례를 비꼬면서도 이들을 대상으로 영업에 나서야 하는 마케팅 담당자들의 고충을 대변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부패한 중국’의 상징처럼 여겨져 온 공무원들의 부패 및 낭비 방지에 적극 나섰다. 중국 정부는 만일 공무원이 관용차량이나 접대 연회, 해외여행 등에 지정된 예산 이상의 금액을 사용할 때 직위가 강등될 수 있으며 만일 사안이 중대하면 해고까지 될 수 있는 부패척결규정을 마련했다. 이 규정은 오는 10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공무원들의 접대 연회비, 관용차 비용, 해외여행 비용 등 소위 3공 경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큰 문제가 돼 왔다. 2011년 한해에만 중앙정부의 3공 경비가 93억6400만위안(한화 1조6797억원)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특히 접대 연회비용으로만 14억7200만위안(한화 2640억원)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조사에서는 지방정부 공무원들까지 모두 포함할 때 1년 동안 중국의 공무원들이 연회비용으로 지출한 공금 규모만 3000억위안(53조원8140억원)이라고 밝히고 있다.
전국 규모로는 처음으로 시작되는 이와 같은 반부패규정은 3공 경비의 지정된 예산을 초과하는 것 외에 지정된 숫자 이상의 관용차량을 보유하거나 관용차량 구매나 차량 부착 장비 등에 규정 이상의 비용을 사용하거나 지나치게 화려하게 사무실을 꾸밀 때에도 적용된다. 또한, 각 지방정부와 산하기관의 모든 관리는 관용차량의 숫자와 종류를 정기적으로 알려야 하며 연회비용 명세서도 제출해야 한다. 해외여행의 경우 출장에 참여하는 인원의 숫자를 제한함과 동시에 여행 기간도 줄여야 한다.
그간에도 중국 정부는 공무원들의 공금을 이용한 호의호식을 척결하기 위해서 여러 차례 노력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해 공무원들의 느슨한 윤리의식을 질타하면서 접대 연회비, 관용차, 해외여행 등의 예산을 인상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각 분야의 사용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요구했다. 이어서 올해 3월에도 공무원들의 부패행위에 대해 지적하면서 공무원들이 공금으로 고가의 술이나 담배를 살 수 없도록 금지했다.
특히 중소기업이 많은 저장성의 원저우시가 시범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공무원들은 연회에서 1인당 60위안(한화 1만원) 이상의 음식은 주문하지 못하도록 했다. 샥스핀이나 전복, 마오타이와 같은 고급 음식은 아예 연회의 메뉴에 포함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중국을 대표하는 백주인 마오타이는 접대용, 뇌물용으로 많이 사용되면서 지난 10년간 가격이 10배나 오르는 등 인기가 높았으나 이번 조치로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원저우시는 또한 출장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서 직접 만나서 하는 회의보다는 카메라와 컴퓨터를 이용한 비디오 콘퍼런스를 적극 이용할 것을 권유했다.
또 공무원 부패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외제 관용차도 처분에 나섰다. 원저우시는 독일 브랜드인 아우디 등을 포함한 관용차량 215대를 경매로 처분해서 106만위안(한화 1억9014만원)을 마련했고 연말까지 1300대를 처분하는 등 전체 관용차량의 80%가량을 처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국 렌터카 업계 프론티어, ‘셴조우주처’
지난 2007년 베이징에서 시작한 중국 최대의 렌터카업체인 셴조우주처(神州租車)는 렌터카의 개념이 아직도 생소한 중국에서 시장을 선도해나가고 있는 프론티어다. 셴조우주처는 3만대 이상의 차량을 보유, 대부분 1만대 이하의 소규모가 많은 중국의 렌터카 업체 시장에서 전국적 커버망을 가진 중국 최대 업체다. 2009년 말 이 회사가 보유한 차량의 숫자가 692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 속도도 상당히 빠른 편이다.
2011년 말 2만5000여 대로 늘어난 셴조우주처의 보유 차량은 2012년 6월 말 현재 기준 3만2000대로 증가했다. 셴조우주처는 2위 업체보다 3배가량 많은 차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2위부터 8위까지의 렌터카 업체의 차량수를 모두 합한 숫자와 비슷한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2008년에는 베이징올림픽 공식 렌터카 업체로 지정됐으며 포브스 매거진이 선정한 중국의 프론티어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중국 내 66개 도시에 520개의 서비스 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의 52개 공항에서 24시간 차량 렌털 서비스를 지원한다. 올해부터는 티베트와 신장 지역에까지 서비스를 넓히면서 중국 전국을 커버하는 첫 렌터카 업체가 됐다. 셴조우주처는 2011년 12월 말 기준으로 약 45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92만명의 멤버십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셴조우주처의 매출 대부분은 단기 렌터카 임대에서 발생하는데 2009년 5400만위안(한화 97억원)에서 2010년 1억4300만위안(한화 257억원)으로 2011년에는 7억7580만위안(한화 1394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셴조우주처는 빠른 성장세와 미래 성장 전망 등을 바탕으로 미국 사모 업체로부터 2억달러(한화 2290억원)의 투자를 받는다고 최근 밝혔다. 셴조우처는 미국 증시 상장을 계획했으나 지난해 말 일시 중단한 상태다.
한민정 상하이 통신원 mchan@naver.com
2010년 9월부터 중국 상하이 동화대학교 래플즈 칼리지 경영학과에서 국제경영, 기업커뮤니케이션 등을 가르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에서 10여년간 기자로 근무했다.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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