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교육열 겨냥 학위·MBA과정 개설 러시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솟은 중국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비단 글로벌 기업들뿐만이 아니다. 매출이나 순이익에 목숨을 거는 기업들만 중국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 돼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시장확보 경쟁을 벌이는 주체는 바로 세계 유수의 대학들이다.
세계 인구 70억명 가운데 중국은 13억4000만명으로 전세계 인구의 20% 가량을 차지한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한국 및 대다수의 선진국과 달리 중국은 아직도 ‘젊은’ 국가여서 전체 인구 13억명중 0~14세까지의 유아·청소년이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한다. 매년 1000만명이 넘는 고등학교 졸업예정자 및 졸업자들이 대학의 문을 두드리지만 합격의 기쁨을 누리는 것은 60% 정도에 그치면서 전체 대학생의 인구는 2500만 명을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1980년대부터 대부분의 가정이 1명의 자녀만 가질 수 있는 출산 제한정책이 시행되면서 많은 부모들은 세상에 하나뿐인 자녀를 위해 금액이 얼마든 좋은 교육을 시키겠다는 욕구가 강하다는 점도 외국대학들이 중국시장을 넘보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교육을 받아야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중국 부모들의 유교적인 생각도 외국 대학들에게는 중국 시장이 매력적이다. 또한 중국의 대학교육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갖는 부모들이 많은 것도 이들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이전까지 전통적인 유학은 많은 학생들이 직접 해외의 대학으로 유학 가서 선진문물을 배우고 외국 학위를 따오는 것이었다. 미국의 대학 학위 과정에서 공부하는 중국 유학생의 숫자는 지난 2000년에는 4만여명 수준에 그쳤지만 2010·2011년 학년도에 전년도보다 23% 증가해서 총 15만8000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과 함께 가처분 소득이 늘어난 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자녀들의 해외 유학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부모들이 자녀의 해외 유학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또 한 명뿐인 자녀가 타국에서 홀로 생활하는 것을 원치 않는 경우도 많다. 중국 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외국 대학들은 바로 이 지점을 노린 것이다. 학사학위를 수여하는 학위 과정은 물론이고 특히 취업 경력이 있는 30대를 타깃으로 한 경영대학원(MBA)들이 속속 중국에서 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미 많은 숫자의 미국, 영국, 호주, 프랑스 등의 대학들이 중국대학과 제휴를 통해 소규모의 학위 및 디플로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교적 이름이 많이 알려진 외국대학들이 중국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뉴욕대학교는 2013년 가을학기에 상하이화동사범대학과 함께 제휴해 상하이 뉴욕 대학교를 푸동 루쟈주이 금융 지역에 개교할 예정으로 현재 캠퍼스를 짓고 있다. 상하이 뉴욕대학교는 금융, 국제 비즈니스, 경제학을 중심으로 한 학부과정을 주력으로 할 예정이며 첫 학기에는 약 150여명의 학생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학생이 상하이 뉴욕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중국 대학 입학시험을 치르고 뉴욕대학교의 면접을 거쳐 합격 여부가 결정된다. 상하이 뉴욕대학교의 학생들은 1~2학기 정도를 미국 뉴욕대학교의 캠퍼스에서 수업을 받게 되며 졸업 시에는 상하이 뉴욕대학교와 미국 뉴욕대학교의 복수 학위가 수여된다. 뉴욕대학교 측은 궁극적으로 약 3000여명의 학생이 상하이 뉴욕대학교에 재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중국학생의 비율은 약 50%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듀크대학은 상하이 인근의 쿤샨 지역에 캠퍼스를 설치하고 경영학 석사 과정을 시작으로 학생을 모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듀크대학은 쿤샨 캠퍼스를 위해서 약 37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듀크대학측은 학생들의 절반은 중국인, 절반은 미국인이나 국제 학생들로 구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의 소도시인 닝보에서는 이미 영국의 노팅햄 대학교가 캠퍼스를 설치하고 중국 학생들을 유치, 학생들이 영국의 노팅햄 대학교 학위를 수여받고 있으며 상하이에서 가까운 쑤저우에도 영국 대학인 리버풀대학교가 영어로 강의를 하는 학부과정을 설치해서 학생들을 유치하고 있다. 난징에서는 뉴욕공대(NYIT)가 학부 과정을 운영, 난징캠퍼스를 졸업 시 뉴욕공대 학위를 수여한다.
대형 캠퍼스 설치 등의 부담은 없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등록금은 높은 MBA 프로그램은 이미 여러 대학이 중국 대학들과 제휴를 통해 진행해오고 있다. 미국 남가주대학교(USC)는 상하이 교통대학과 제휴를 통해서 중국내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한 MBA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의 유로메드 경영대학원도 상하이 교통대학과 제휴해서 이그제큐티브 MBA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학위가 수여되지 않는 최고경영자 과정을 중국어로 운영하는데 5주에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비싼 프로그램이지만 하버드라는 ‘브랜드 네임’을 얹으려는 중국인 CEO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과정을 수료하고 나서도 하버드 대학 동문이라는 표현도 쓸 수 없도록 하버드 대학에서 강력하게 공지했지만 비슷한 수준의 CEO들과 네트워킹을 하려는 사람들로 인해서 인기가 높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코넬 대학과 콜럼비아 대학도 상하이를 염두에 두고 중국내에 캠퍼스를 설치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빅3’ 노리는 화웨이테크놀로지
화웨이(Huawei)테크놀로지는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통신장비업체이다. 휴대폰 기준으로는 세계에서 7500만대를 판매하면서 출하량 기준으로 세계 6위에 해당하는 대형 중국기업이다. 화웨이는 통신장비 분야에서 전체 세계시장의 16.5%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1년 기준 매출액이 135억달러(15조9300억원)으로 전년의 123억달러, 시장점유율 15.7%에 비해서 모두 증가했다. 글로벌 기업인 노키아 지멘스를 제치고 이제는 에릭슨을 바짝 위협하고 있는 기업이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되면서 화웨이는 대만의 HTC를 제친데 이어 세계 5대 스마트폰 업체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올 연말이 지나면 삼성전자와 애플에 바짝 다가서면서 세계 3대 스마트폰업체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화웨이는 올해 스마트폰의 판매량을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많은 6000만대이상의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승승장구하던 화웨이에 그러나 최근 잇달아 걸림돌이 나타났는데 유럽연합이 불법적인 정부보조금을 받아 부당하게 낮은 가격에 장비를 공급한 혐의로 화웨이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몇 년 사이 공격적인 확장이라는 무리수때문에 대대적인 감원을 할 것이라는 우려에 휩싸이기도 했다.
한민정 상하이 통신원 mchan@naver.com
지난해 9월부터 중국 상하이 동화대학교 래플즈 칼리지 경영학과에서 국제경영, 기업커뮤니케이션 등을 가르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에서 10여년간 기자로 근무했다.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