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행사건 빌미 불법체류자 솎아내기 100일 작전
베이징에 거주하는 미국인 저스틴(25)은 최근 베이징 당국이 불법 입국, 불법 체류, 불법 취업 등 소위 3대 불법 외국인들을 단속하는 100일 외국인 단속에 나서면서 계속 자신이 근무하는 학원에 취업 비자를 빨리 내주도록 독촉하고 있다. 2달 전, 여행 비자를 받아 베이징에 온 저스틴은 친구네 집에서 머물면서 1~2주간 일자리를 찾아다니다가 한달 반 전 현재 근무하는 영어학원에서 강사 자리를 구했다.
의외로 쉽게 직장을 구해 다행이라 생각했지만 저스틴을 고용한 영어학원은 한 달이 다 되어 가도록 취업비자를 내어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마음이 급해진 저스틴은 취업 비자에 대해 계속 물어댔지만 학원측은 다들 그렇게 한다며 걱정하지 말라면서 저스틴의 독촉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학원측은 그러나 베이징시가 불법 취업자들에 대한 단속에 나서자 취업 비자 신청 절차를 시작했다.
중국 베이징시는 8월말까지 3대 불법 외국인 단속 100일 작전에 들어가 외국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길거리 단속과 주택방문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베이징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약 20만명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이 중 한국인은 약 8만명 정도다. 지난 2011년 3대 불법 문제로 인해 조사를 받은 외국인은 약 2만명 정도였고, 이 가운데 한국, 미국, 캐나다, 러시아, 일본이 상위 5개국으로 지목됐다.
일각에서는 올 가을 권력 교체를 앞두고 사회기강을 다지는 차원에서 불법 외국인 단속이 이뤄진다고 보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최근 잇달아 불거진 외국인의 폭력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술에 취한 영국인이 베이징 시내에서 중국인 여성을 화단에 넘어뜨리며 성폭행하려는 모습이 담긴 비디오가 중국의 유튜브인 ‘유쿠’에 올라오면서 중국인들의 엄청난 분노를 사기도 했다.
더구나 최근에는 베이징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러시안 첼리스트가 기차 안에서 발을 앞좌석의 머리 부분에 올려놓았다가 앞좌석 여성이 항의하자 오히려 욕설을 하는 모습을 옆 좌석의 승객이 찍어서 인터넷에 유포하는 등 중국내 외국인에 대한 반감을 확산시킨 바 있다.
중국CCTV 영어방송프로그램 진행자인 양루이는 자신의 웨이보(중국의 미니블로그, 트위터와 유사)에 외국인들은 폭력배거나 거짓말쟁이, 실업자, 또는 악마라면서 하루라도 빨리 이들 외국인 쓰레기들을 나라밖으로 내보내야한다는 요지의 글을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양루이는 이후 자신의 위치와 영향력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못한 발언이었다고 사과하면서 한발 물러났지만 그의 발언에 지지하는 중국인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인들의 외국인 혐오는 최근 사건이 도화선이 되기는 했으나 하루 이틀의 일은 아니고 오랫동안 쌓여온 감정이 폭발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민 국가가 아닌 중국에서는 최근들어 외국인들이 취업을 위해 중국에 몰려들면서 이들이 중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피해의식이 널리 퍼지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저임금의 노동력 집약산업에 주로 종사하는 반면 중국에서는 외국인들이 대부분 높은 임금을 받는 고소득 직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 중국인들로 하여금 더욱 위화감을 느끼도록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국에서는 이렇다 할 자격증이 없는 사람들도 중국에 와서는 영어강사로 일하면서 일반 중국인보다 훨씬 높은 월급을 받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인들을 더욱 분노케 한다는 얘기다.
같은 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해도 중국인은 약 2000위안(한화 36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 반면 외국인은 2배인 4000위안(한화 72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 등 국적에 따라 봉급의 수준이 다른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취업 비자도 없이 학생들을 가르치거나 회사에서 근무하는 등의 불법 취업자를 적극 단속하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또 중국이 문화혁명 등을 거치면서 수많은 중국인들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지 못하고 정부나 관료 등의 눈치를 보는 반면 외국인들은 거리낌없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중국인의 기준으로는 자유분방하게 생활하는 것도 그들의 감정을 건드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중국 정부의 외국인 단속과 중국인들의 외국인 혐오에 대해 중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나름대로의 불만이 많다. 아무리 오랫동안 중국에 살았어도 외국인이면 무조건 라오와이(老外. 서양인을 일컬으며 약간의 경멸의 의미도 담겨있다)라고 부르면서 편을 가르는듯한 느낌도 탐탁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중국내에서 이사만 가더라도 무조건 경찰서에 가서 주소지가 바뀌었다고 신고를 해야 한다는 점도 마치 잠재적 범죄자로 분류되는 것 같아 기분이 유쾌하지 않다는 것이 현지 외국인 거주민들의 불만이다.
유아용품업계의 거인 이후(Yeehoo) 그룹
중국 이후(Yeehoo)그룹은 광조우를 기반으로 한 어린이용품 생산업체로 유명하다. 지난 1995년 창립된 이후그룹은 신생아에서부터 약 4세까지의 아기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디자인, 생산하며 중국 전역에 약 650여 곳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이후의 점포는 중국 전체 300여개 도시 중 138개 도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유명 백화점의 90% 이상에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중산층 이상의 부모들을 대상으로 약 4000여종의 제품을 생산하는 이후그룹의 제품에는 어린이 의류, 아기용 침구류, 목욕용품, 어린이 가구, 출산용품 등이 포함된다. 이후 그룹은 특히 중국 중부와 서부 지역으로 점포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어린이용품 시장이 점차 확대되면서 이후그룹의 미래는 밝은 것으로 보인다. 빠른 도시화와 가처분소득의 증가, 1자녀 정책 등이 어우러지면서 어린이 용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때문이다.
중국 부모들의 신생아에 대한 소비 금액은 매년 약 22%씩 증가해서 2005년에는 약 90억 달러 수준에서 2009년에는 250억 달러로 크게 증가했으며 2013년까지는 490억 달러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에서 각 가정별로 아기에 대해 쓰는 비용은 2005년 연간 288 달러에서 2009년에는 663달러로 늘어났고 2013년까지는 1256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아용품 시장의 장밋빛 전망으로 인해서 최근 사모투자전문회사(PEF)인 루나캐피탈이 이후 그룹의 지분 절반 이상을 1억 달러 가량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그룹의 경영진들은 회사 지분의 일부만을 소유하게 되면서 소액주주로 물러앉고 루나 캐피탈이 이사회 멤버 등을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민정 상하이 통신원 mchan@naver.com
지난해 9월부터 중국 상하이 동화대학교 래플즈 칼리지 경영학과에서 국제경영, 기업커뮤니케이션 등을 가르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에서 10여년간 기자로 근무했다.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코노믹 리뷰 한상오 기자 hanso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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