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만 추구 도전정신 결여에 우려의 시선
22살의 대학생 왕웨이하오는 학교를 졸업하고 어떤 직장을 가져야할 지에 대해 부모님과 의견 마찰을 빚고 있다. 왕웨이하오는 현재 틈틈이 작은 아버지가 운영하는 건설회사에서 일을 해오고 있다. 그는 중국의 부동산 붐과 향후 성장 가능성 및 자신의 성향 등이 건설회사와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해 졸업 후에 작은아버지 회사에 취업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웨이하오 부모님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넉넉지 않은 집안 환경 때문에 작은 아버지의 도움까지 받아서 대학 교육을 받았지만 미래가 불투명한 작은아버지 회사에 다시 들어가는 것은 위험한 도박 같다는 것이 부모님의 견해다. 월급이 확실하고 각종 혜택이 주어지는데다 퇴직 후에도 안정적인 소득이 있는 정부 공무원이 되기를 부모님은 강력히 권유하고 있다.
웨이하오는 그러나 “공무원이 되는 것은 물론 좋고 사회적 지위도 안정적이지만 시험에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고 우려하면서 “더구나 초기에는 공무원의 월급은 많지도 않아서 돈을 벌려면 기업에 들어가는 것이 낫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한 인기는 한국이나 중국이나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한국에서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면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답변이 가장 많이 나오고, 심지어 최근에 실시된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40% 가까이의 중학생이 공무원이나 정부 관련기관에서 일하고 싶다는 답변을 했다. 공무원의 가장 큰 매력은 안정적이라는 점이다. 특히나 수명이 연장되면서 긴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연금 등으로 대변되는 ‘철밥통’ 공무원의 강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중국에서의 공무원의 매력은 이 철밥통에 ‘사회적 지위’라는 매력이 덧붙여진다. 정부가 발휘하는 영향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정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입김도 강해 이로 인한 부가적 혜택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안정적인 직장에 높은 사회적 지위까지 누릴 수 있어 젊은이들에게 최고의 직장으로 부각되는 것이다.
대다수는 아니지만 많은 숫자의 지방 정부 공무원들은 사회적 영향력과 지위를 이용해서 각종 정부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친인척을 결부시켜서 막대한 부를 쌓는 등의 부가적 효과를 누리는 것도 사회적 성공과 부를 추구하는 중국 젊은이들로 하여금 공무원을 선망의 직업으로 만든 셈이다.
한국 못지않은 높은 경쟁률을 뚫고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젊은이들은 공무원으로서의 만족감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에 졸업과 함께 취업을 한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공무원으로 취업한 신규 취업자들 중 60%가 직업에 만족한다고 답변해서 가장 높은 수준의 만족도를 나타냈다.
총 2093개 대학의 25만6000여명의 답변을 통해서 실시된 이 조사에서는 2008년도에 졸업한 학생들 중 공무원으로 취업한 경우 약 50% 정도가 만족한다고 답변해서 2011년 신규 취업자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그러나 여전히 2008년도 졸업생중에서는 자신의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은 그룹이 이들 공무원 그룹으로 조사됐다. 대학 시절의 전공과는 무관한 업무에 종사하고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대학생들은 공무원이 되기를 희망하고 된 이후에도 만족도가 높다고 답했다.
공무원은 미래 남편감의 직업으로도 인기가 높았다. 최근 상하이의 미혼 여성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600여명의 여성 중 31%가 공무원을 이상적인 남편의 직업으로 꼽았다. 비슷한 비율로 일반 회사의 중간 관리자 혹은 엔지니어를 이상적인 남편감의 직업으로 답했다.
27살의 상하이 여성은 공무원을 이상적인 직업으로 꼽은 데에 대해서 ‘(금전적으로, 직업적으로) 안정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미혼 여성들이 공무원을 이상적인 남편감 순위에서 항상 상위로 꼽는 것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젊은이들의 공무원 선호 양상에 대해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창 진취적이고 도전적이어야 할 젊은이들이 안정성에만 매달리는 모습은 결코 지향할만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설문조사를 실시했던 중국 교육 데이터 컨설팅업체측은 미국의 경우 가장 유능하고 재능있는 젊은이들이 핵심 산업분야에 종사하는 반면 중국에서는 이들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고 정부 관료가 되기만을 바라고 있어서 큰 손실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바오샨철강, 쇳물 생산량 ‘글로벌 톱2’ 파워
한국에 포스코가 있다면 중국에는 바오샨철강(BAOSHAN Iron and Steel Co)이 있다. 바오샨철강은 상하이를 기반으로 한 국영기업으로 중국 최대의 상장 철강기업이며 다국적기업 아르셀로 미탈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철강 생산기업이다.바오샨철강의 연간 생산능력은 지난해 4334만 톤을 기록했으며 10만명이 넘는 인원을 고용하며 연간 215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내고 있다.
바오샨철강은 지난 2000년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공개기업이 됐으며 당시 최대 규모의 상장 건으로 77억위안의 자금을 끌어 모았다. 바오샨철강은 상하이 증권거래소외에 중국 본토 이외의 지역에서 상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홍콩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오샨철강은 최근 광동 지역에 연간 100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하는 것에 대해서 중국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이 야심찬 계획은 총 109억 달러를 투자하게 된다. 중국 정부는 환경오염과 물류 편의성 등으로 인해서 도심 지역에서 철강 생산 업체들을 옮기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바오샨철강은 상하이의 연간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감소시키고 장기적으로 다른 지역으로 생산설비를 옮기는 것을 고려중이다.
한민정 상하이 통신원 mchan@naver.com
지난해 9월부터 중국 상하이 동화대학교 래플즈 칼리지 경영학과에서 국제경영, 기업커뮤니케이션 등을 가르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에서 10여년간 기자로 근무했다.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코노믹 리뷰 한상오 기자 hanso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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