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역 찾아보니.. 취득세 혜택도 적어 찾는 발길 '뚝'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강남 내 일반분양 물량이 별로 없었고 9억원 이상의 물량들이 많아 이쪽 미분양 아파트들은 취득세 감면 정책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았다."(잠실푸르지오월드마크 분양 관계자)
"취득세 감면을 시행한다고 했을 때 문의가 오고 호가도 올랐는데 매도자들이 가격을 올리면서 거래가 뜸해졌다. 다시 가격이 떨어져 시행 전과 90%까지 비슷해졌다. 세금감면 효과는 크게 없고 그냥 비싸면 안사는 거다."(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인근 MS서울공인 관계자)
강남권 아파트 시장에 한 달가량 된 취득세 감면 효과는 '반짝'에만 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4일 세금감면 정책이 본격 시행됐지만 취득세 감면이 올해 말까지 한시적인 데다 아파트 분양가가 비싸고 재건축 규제, 글로벌 경제 상황 등 근본적인 여건이 변하지 않아서다.
◆9억 이상 미분양 많아 효과는 '미미'= 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미분양 아파트 시장은 별 반응이 없었다. 워낙 기본 분양가가 높아 할인해도 9억원 취득세 감면 대상에 속하지 않는 물량이 많았다. 일반분양 자체도 적어 세금 감면 효과를 그다지 볼 수 없었다는 평이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푸르지오월드마크' 분양 관계자는 "1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여전히 비싸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아서 별 반응이 없다"면서 "대책이 나온 이후 특별한 변화가 있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가장 큰 원인은 비싸서다. 이 아파트의 현 미분양 물량 대다수는 9억원 이상으로 취득세 감면 적용도 되지 않는다. 남아있는 주택형은 전용면적 123·124·150㎡로 중대형 물량이다. 전용 84㎡는 15% 할인가인 7억3000만원으로 팔던 2010년 이미 소진됐다. 강동구 '고덕아이파크' 미분양으로 남은 중대형 가구 일부도 41% 할인했지만 11억4000만원가량이다.
거래가 일부 성사된 곳도 있지만 다른 호재도 겹친 경우다. 강남구 '역삼3차아이파크'다. 전용 59~70㎡에서 5건이 9·10 대책 이후 거래됐다. 전용 59㎡ 분양가는 7억4000만~8억1000만원으로 취득세·양도세 감면 대상이었다. 전용 84~90㎡는 아직 잔여가구를 분양 중이다. 분양 관계자는 "양도세 혜택도 있지만 전셋값이 오르고 신분당선 개통 호재도 있어서 문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강남구 '래미안도곡진달래'는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도 있었으나 수요자들이 이를 외면했다. 이 아파트 전용 71㎡는 8억5000만원 내외로 내년 3월 입주 예정이지만 올해 안에 잔금을 모두 치르면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분양 관계자는 "일반분양 가구수가 적어 미분양도 13가구뿐으로 세금감면에 따른 반응은 없었다"며 "수요자들이 잔금날짜가 여유 있는 게 취득세 감면보다 더 수요자들에겐 더 메리트가 있다고 계산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 아파트 전용 106㎡도 12억원 안팎이다.
◆올랐던 재건축, 다시 떨어져= 일부 가격이 오르던 강남권 재건축 시장도 잠잠해진 모양새다. 올랐던 호가도 매매거래가 이뤄지지 않자 다시 떨어졌다. 이에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은 취득세 감면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체감하고 있다.
강남구 개포주공아파트 인근 개포수정공인 관계자는 "취득세 감면 이후 호가가 대략 2000만~4000만원 올랐다가 1000만~2000만원 내렸다"면서 "가격이 대책 시행 이전으로 원위치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문 MS서울공인 관계자는 "대책 시행 전 전용106㎡가 8억7000만원에 팔렸는데 대책 후 9억2000만원까지 호가가 오르고 거래가 이뤄졌으나 너무 가격이 오르자 9억원으로 가격이 낮아지고 매매거래가 성사됐다"면서 "대기 매수자는 있으나 오를 요인이 없어서 이들이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어 "취득세 감면 정책이 아파트를 사려던 사람의 마음을 정하는 데 조금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면서 "근본적으로 경기가 좋아져야 하고 용적률과 소형가구비율 등의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재건축 시장이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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