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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딜레마 上]줘도 불평 안줘도 불평..시민단체도 오락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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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축소 주장하던 방통위·국회..시민단체 입장 번복에 혼란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보조금을 주면 준다고 비난하고, 안 주면 안 준다고 비판하고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이동통신사 보조금을 단속 중인 방송통신위원회 고위 공무원의 푸념이다. 고가 스마트폰 판매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보조금이 이통사들의 과열 마케팅 주범으로 낙인 찍힌 이중적인 세태에 대한 항변이기도 하다.

이통사 보조금을 놓고 국회, 방송통신위원회, 이동통신사, 심지어 시민단체가 갈팡질팡하고 있다. '보조금 딜레마'에 빠진 대한민국이다. 이통시장의 '필요악'인 보조금의 긍정적인 역할을 극대화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해본다.


[보조금 딜레마 上]줘도 불평 안줘도 불평..시민단체도 오락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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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딜레마' 시민단체도 오락가락   
지난달 대한민국을 들썩였던 '갤럭시S3 17만원 사태' 이후 보조금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사태가 터졌을 때만해도 업계나 방통위에선 "보조금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용자 차별'과 '통신사 실적 악화'가 이유였다. "보조금을 내려 요금을 인하하라"는 건 시민단체가 평소에도 입버릇처럼 하던 얘기였다.


그런데 막상 국회에서 법으로 보조금을 상한선을 두자고 하자 표정이 바뀌었다. 참여연대와 녹색소비자연대마저 "보조금이 소비자 혜택으로 돌아가는 부분도 있으므로 제한하면 안된다"고 반대했다.


법안을 준비하던 전병헌 의원(민주통합당)도 멈칫했다. 그는 휴대폰 보조금을 출고가의 30% 이내로 제한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아직 발의하지 않았다. 의원실 관계자는 "찬성할 줄 알았던 시민단체부터 반대해 여론이 심상치 않다"며 "이통사 자율에 맡기면 과잉 보조금 문제가 계속 생길텐데 (법으로 제한하는 것을) 반대한다면 다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 자율에 맡기자'는 측은 보조금 지급은 정당한 마케팅 행위라고 강조한다. 서비스 측면에서 3사간 별반 다를 게 없는 통신사들로선 보조금은 강력한 고객 유인책이다. 대리점ㆍ판매점도 1만원이라도 더 보조금을 받는 통신사의 휴대폰을 내민다. 이통사들이 보조금을 '태우면'(지불하면) 소비자들은 보다 싼 값에 휴대폰을 살 수 있다. 방통위가 보조금 단속을 할 때마다 소비자들이 불만을 터뜨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재 해야한다'는 쪽은 이용자 차별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다. 이용자 차별이란 똑같은 스마트폰도 언제 사느냐에 따라 가격이 널뛰면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뜻이다. 갤럭시S3도 출시 초기에는 100만원을 내고 산 사람이 있는 반면 두달도 지나지 않아 17만원만 지불하고 구매한 이용자가 있다.


[보조금 딜레마 上]줘도 불평 안줘도 불평..시민단체도 오락가락

이통사들은 5(SK텔레콤):3(KT):2(LG유플러스) 시장점유율을 사수하기 위해, 혹은 신제품 출시 전 구형 휴대폰을 싼 값에 '밀어내려' 보조금을 투입한다. 하루 단위로 보조금 정책이 바뀌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속는 기분이 들 수밖에 없다. 이통사들의 영업실적 악화에도 보조금은 한 몫을 한다. 올 2분기 통신3사 마케팅비는 1조7391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30.2%였다.


보조금을 법으로 규제하는 나라는 없다. 우리나라처럼 이통사 위주의 유통망이 형성돼 소비자들에게 보조금을 주는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과 일본, 서유럽 국가 등이 있지만 한때 보조금을 금지하는 규제법안을 만들었다가 2000년 이후 모두 폐지했다.


한때 우리나라는 보조금 규제 정책을 운영했다. 단말기 보조금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이 2003년 일몰법으로 도입됐다가 지난 2008년 자동 폐기됐다. 당시에도 보조금 지급이 '자원낭비'라는 지적과 함께 정당한 영업행위이라는 논란이 맞붙지만 결국 정부는 시장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규제가 사라지자 보조금 경쟁이 다시 불붙었고, 2010년부터 방통위는 '이용자차별 금지'를 명목으로 보조금 상한선 27만원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일각에서는 보조금을 줄지 말지 단순한 논란에서 벗어나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휴대폰 출고가를 낮춰 보조금을 줄이거나 이통사들로부터 보조금을 더 받기 위해 불법행위를 일삼는 판매점을 단속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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