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盧 백의종군에 文 "충정 고맙게 생각" 침통한 표정 역력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친노(親盧, 친노무현) 핵심 참모그룹 9명이 21일 선대위에서 전격 사퇴했다.

'양정철-전해철-이호철' 이른바 '3철' 등 친노 핵심 인사 9명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문재인 (후보의) 승리의 '노둣돌'이 되겠다"며 "저희들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선대위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는다"고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이들이 오늘 성명서에서 발표하며 던진 '노둣돌'은 '말에 오르거나 내릴 때에 발돋움하기 위하여 대문 앞에 놓은 큰 돌'이라는 뜻으로 이들이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자신들을 희생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문재인 펀드 선한출자와의 만남'에서 기자들이 '친노 핵심 인사 9명 사퇴'에 대한 심경을 묻자 비장한 표정으로 "새로운 정치, 정치혁신을 이루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겠다. 오히려 밑거름이 되겠다는 충정으로 받아들이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내일부터 '새로운 정치위원회'를 통해 정치혁신방안을 마련하고 국민들에게 제시할 텐데 국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국민들 눈높이에 맞춰서 제대로 된 새로운 정치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문 후보는 이들의 사퇴 결심을 전해 듣고 침통해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이날 이들의 성명서가 발표된 이후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문 후보가 이들의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보고 받고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침묵으로 일관하셨다"며 침통한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문 후보는 '탕평 선대위',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해 '탈(脫)계파'를 표방했으나 친노 핵심인사들이 비서실 등에 전진배치되면서 당 안팎에서는 이들의 '2선후퇴'를 요구하는 직ㆍ간접적 압박이 계속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