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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성 어음’ 구자원 LIG 회장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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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부실 계열사 기업어음(CP) 사기 발행 및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LIG그룹 구자원 회장(77)이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윤석열 부장검사)는 18일 구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구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40분께 캐쥬얼 차림으로 서초동 검찰청사에 나왔다. 구 회장은 CP발행을 사전에 알거나 개입했는지 여부 및 분식회계·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모두 고개를 내저으며 “검찰 조사 과정에서 충실히 해명하겠다”고만 거듭 말했다.


검찰은 구 회장을 상대로 LIG건설이 상환능력이 없음을 알고도 대규모 CP발행을 지시했는지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LIG건설이 CP발행을 위해 금융사에 허위서류를 제출하거나 거액 분식회계에 나선 정황도 함께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구 회장 일가가 LIG건설의 부실화를 막기 위해 계열사 자금을 부당지원하거나, CP발행으로 조달한 자금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여부도 함께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문제의 CP발행이 앞서 LIG건설에 담보로 제공한 계열사 주식을 회생절차 신청 전에 회수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조성된 자금이 빼돌려졌을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오너 일가의 지시 없이는 수천억원대 CP발행이 힘들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소환조사 내용을 검토해 혐의가 확인되면 구 회장 일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사법처리 방침을 정할 계획이다.


검찰은 다만 경영 공백 등을 우려해 오너 일가를 동시에 사법처리할지 여부를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그룹 내에서 활동한 실제 역할과 책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소환 순서를 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구 회장의 장남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42)과 차남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40)도 전날 불러 조사했다. 구씨 형제는 검찰 조사를 앞두고 ‘CP발행은 실무자가 알아서 한 것’이라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들은 19시간 넘게 강도 높은 검찰 조사를 받고 돌아가며 “(피해자들에게)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구 회장 일가가 LIG건설에 대한 그룹의 자금지원 중단으로 기업회생 절차(옛 법정관리)가 불가피한 사정을 알면서도 지난해 초 242억 2000만원의 CP를 발행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로 지난해 8월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과거 LIG건설이 발행한 2000억원대 CP 전량에 대한 발행과정을 함께 살피며 사기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당시 CP를 사들인 피해자 수백여명은 “부도위험을 감지하고도 이를 숨겨 1900억원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LIG건설은 2010년 기준 도급순위 47위의 중견 건설사였으나 건설 경기 침체 등으로 자금난을 겪다 지난해 3월 서울중앙지법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같은해 9월 법원의 회생인가 결정을 받았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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