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함께 빛나는 가을신부
연보라·오렌지 등 화사한 컬러 돋보이게
섬세·우아함 부각…특이 소재와 색감으로 연출
얼굴 크거나 어깨 넓으면 샤워형으로 커버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윤달 때문인지 예년보다 가을 웨딩 시즌이 전에 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웨딩드레스에 신부 화장까지 결혼식에 신경 써야 할 여러 가지가 있다고 하지만 신부에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꽃다운 그녀만큼 아름다운 부케다.
요즘 신부의 개성과 스타일에 맞춰 부케를 주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예전에는 웨딩 부케가 웨딩 패키지 속 서비스 개념이었다면 이제는 신부의 체형, 드레스 디자인, 결혼식 분위기뿐만이 아닌 신부의 취향, 유행하는 컬러에 따라 자신만의 부케를 만드는 트렌드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평생을 두 고 기억할 결혼식 날, 가장 아름다워 보이고 싶은 것은 어쩌면 신부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전문가에게 의존하는 것이 가장 편한 방법이지만 특별한 하루를 위해 나만을 위한 부케를 들고 버진 로드를 걷는다면 더욱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결혼식 날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최고의 부케는 어떤 것이 있을까
◆계절에 따라 어울리는 부케=아름다운 가을의 신부에게 어울리는 부케는 연보라색이나 오렌지 등 화사한 컬러가 돋보이는 꽃을 사용한다. 언뜻 계절과 어울리지 않는 컬러라고 치부되기 쉽지만 단순히 가을과 어울리는 컬러를 선택했다가는 결혼식의 화려함에 꽃이 묻힐 수 있다. 화사한 색감을 고르되 따뜻한 채도를 골라 계절감과 결혼식의 화사함을 동시 에 잡을 수 있도록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봄에 파스텔 톤의 꽃을 사용한 부케가 어울린다면 가을 부케는 지적이고 차분한 느낌으로 연출하는 것이 좋다. 순백의 신부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그저 무난한 컬러의 꽃으로 부케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이미 철 지난 고정관념일 뿐이다. 진한 색감이 돋보이는 까뜨린 뮐러 스타일의 부케는 가을의 독특한 정취를 느끼게 해준다.
허윤경 까사스쿨 차장은 "짙고 강렬한 색의 꽃이 따뜻한 느낌을 줘 가을분위기에 어울린다"며 "버갠디, 오렌지 컬러의 부케가 웨딩드레스의 흰 색과 대비되어 시선을 분산시키기 때문에 체형 커버에도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트렌드에 맞춰 변하는 부케=최근 연예인 부케, 할리우드 결혼식 이미지 등 다양한 언론 매체를 통해 정보를 접하게 되면서 부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부케도 하나 의 웨딩 패션으로 각인되면서 특이한 소재와 색감으로 이뤄진 다양한 디자인의 부케를 원하는 추세로 변화하는 것이다.
연예인이나 명사들의 결혼식을 보면 달라지는 부케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 결혼한 탤런트 박시연은 은방울꽃과 유자리스를 사용한 부케를, 또 12월에 명문가의 며느리가 된 최정윤은 오키드(orchid)와 호접란으로 이뤄진 부케를 들어 주목을 받았다. 이들 부케의 공통점은 정형화된 동그란 모양을 탈피해 물방울 모양의 타원형 실루엣을 선보인다는 점. 손과 손목을 알맞게 가리는 아담한 크기로 신부 의 섬세함과 우아함을 부각시켰다. 이는 프랑스 웨딩 트렌드를 반영한 오뜨 꾸뛰르(Haute Couture)부케와 스타일과 일치한다.
불륨감, 율동감과 함께 방금 꺾어온 듯한 자연스러움 이 특징인 오뜨 꾸뛰르 부케는 마치 자연 그대로를 축소한 듯한 생동감이 눈에 띈다. 부케의 마무리도 특별하다. 일반적인 핸드 타이드 부케처럼 리본으로 감싸는 것이 아닌, 아이 비나 호엽란, 혹은 라피아 등 식물이나 자연적인 소재를 사용해 마감한다. 실루엣이나 디테일이 인공적인 경우 신부와 웨딩드레스의 순수한 매력이 감소되기 때문이다.
◆분위기와 신부 체형에 따른 부케=선선한 가을 날씨로 야외 결혼식이 많아지는 계절. 장소에 맞춰 부케의 스타일로 다르다. 실내의 경우 웨딩드레스와 부케의 조화를 고려하는 것만으로도 무난하지만 야외 결혼식의 경우 연한 꽃의 부케는 자칫 신부를 창백해 보일 수 있게 한다. 색감이 강한 화려한 꽃이 자연의 초록과 어우러져 신부의 매력을 부각시키는 데 적합하다.
또한 신부의 체형에 맞춰 부케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다.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둥근형(Round Style)부케는 가장 무난한 스타일로 귀엽고 심플한 느낌을 준다. 얼굴 이 크거나 어깨가 넓어 고민하는 신부라면 샤워형(Shower Style) 부케가 적절하다. 꽃이 흩날리듯 자연스러운 형태와 큰 꽃이 들어간 부케가 시선을 분산시켜 몸집이 작아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 키가 큰 신부는 초승달형(Crescent Style)부케가 어울린다. 여성스러우면서도 경건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클래식한 H라인의 엠파이어 드레스나 A 라인 드레스와 잘 어울린다. 초승달 형 부케를 잡을 때에는 초승달 모양이 약간 기울어지게 잡는 것이 좋다.
최근 심플한 웨딩드레스로 세련됨을 추구하는 신부가 늘어나면서 부케를 포인트로 활용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이미 만들어진 샘플을 보고 선택했던 과거와 달리, 정형화된 부케에서 벗어나 전문가와 함께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꽃과 부케 스타일을 함께 구상하려는 신부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허 차장은 "부케도 하나의 패션으로 여겨 신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자신의 웨딩 스타일을 만들고 있다"며 "대부분 신부가 원 하는 취향과 스타일에 치중해서 결정하는데, 자신의 체형을 고려해서 선택하는 현명함을 발휘하면 더욱 좋다"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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