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과 맛집이 만나다 | ‘옥탑방 고양이’&‘미래소년’
연극 ‘옥탑방 고양이’는 주인의 이중계약으로 옥탑방에서 어쩔수 없이 함께 살게 된 청춘남녀의 로맨스를 유쾌·발랄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특히 함께 출연하는 고양이 커플의 감초역할이 일품이다. 공연장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당나귀 커플이 있는 키덜트 다이닝 ‘미래소년’이 있다. ‘흑맥주 족발’과 ‘생코코넛 밀크커리 치킨볶음’ 등 다양한 퓨전 요리가 입맛을 사로잡는다.
“당신 누구야!!”
당황스럽다. 옥탑방으로 왠 낯선 남자가 짐을 싸들고 정은의 보금자리로 들어왔다. 작가가 되기 위해 경상도에서 서울로 상경한 정은은 부잣집 아들 경민과 옥탑방으로 동시에 이사를 온다. 알고 보니 옥탑방은 이중 계약된 상태, 집주인은 40일간의 해외여행을 떠나버렸고 어쩔 수 없이 둘의 동거가 시작됐다.
첫 시작은 티격태격, 그러나 한 지붕 아래 청춘남녀는 결국 핑크빛 사랑에 휩싸인다. 여기에 옥탑방에 함께 사는 이들의 고양이 커플까지 감초역할을 해 배꼽을 잡게 한다. 관람객의 70%이상이 연인일 만큼 사랑을 샘솟게 하는 유쾌한 공연이었다.
고양이 커플을 보니 공연장 근처에 사는 당나귀 커플이 보고 싶어져 식사도 할 겸 자리를 옮겼다. 신사역 3번 출구에서 첫 번째 골목으로 들어가 또다시 처음 보이는 오른편 골목으로 올라가다 보면 키덜트 다이닝(Kidult dining) ‘미래소년’이 있다. 음식점 모퉁이에서 ‘미래소년’사장이 애완용으로 직접 키우는 당나귀 커플에게 오랜만에 인사를 건넸다. 고양이 커플 못지않게 다정한 모습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가을 햇살이 반가운 요즘, 오픈 테라스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미래소년’에는 밥, 면, 다양한 고기 요리 등이 준비돼 있다. 그 중 맛있고 독특한 요리로 족발을 추천한다. ‘미래소년 흑맥주 오븐족발’은 24시간 흑맥주로 냉장 숙성한 생족발을 고열의 오븐에서 구워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촉촉한 게 특징이다.
특히 디자인등록 특허출원을 받은 족발 거치대에 약 1.7kg의 큰 족발이 먹음직스럽게 나오며, 여기에 절임 양배추와 칠리소스·새우젓 소스로 족발을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준비된다.
심재진 ‘미래소년’ 사장은 “흑맥주에 24시간 절여 냉장숙성을 한 후에 일정시간 삶고 오븐에 굽는다”며 “흑맥주 뿐 아니라 양파, 후추, 로즈마리 등 기타향신료 14가지로 비린내를 없애고 고기를 연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 요리법은 원래 체코 스타일과 흡사한데 이것을 한국식 퓨전으로 변형해 삶고 굽는 2차 과정이 추가된 것이다.
준비된 칼로 직접 썰어 먹는 재미도 있다. 일단은 고기만 먹어봤다. 족발 바깥쪽은 바삭하고 안은 부드러워 더욱 고소하면서도 식감이 좋다. 특히 의외의 단맛이 느껴져 심 사장에게 물어보니 양파와 같이 족발을 구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칠리소스와 함께 먹어보니 깔끔한 단 맛이 족발을 더욱 맛있게 했고, 새우젓 소스 역시 너무 짜지 않으면서도 고기의 맛을 담백하게 했다.
‘생코코넛 밀크커리 치킨볶음’은 생코코넛의 과육 속에 코코넛 밀크와 커리를 불로 구운 닭과 볶은 동남아풍 커리 요리다. 음식이 테이블에 올려지고 나니 커리와 코코넛의 은은한 향이 후각적으로 입맛을 자극한다.
코코넛 반을 통째로 잘라 그 안에 닭고기 요리를 담았다. 접시 주변에는 올리브와 어린잎, 코코넛 파우더로 예쁘게 장식돼 여성들의 취향까지 고려한 모습이다. 눈으로 보고난 후 가졌던 기대감은 맛으로도 충분한 보답을 줬다. 커리는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해 달콤하면서도 양파, 고추, 마늘 등의 야채와 어우러져 매콤한 맛을 냈다. 여기에 버섯, 당근 등의 야채도 큼지막하게 있어 친근한 맛이다.
추천메뉴 ‘미래소년 흑맥주 오븐족발’ 3만8000원, ‘생코코넛 밀크커리 치킨볶음’ 2만3000원
위치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16-16
문의 02) 542-9903
연극 ‘옥탑방 고양이’
장소 강남 동양아트홀
공연일정 2012년3월2일~2012년12월31일
평일 8시 / 토 4시, 7시 / 일·공휴일 3시, 6시(월요일 공연 없음)
줄거리 작가의 부푼 꿈을 안고 경상도에서 상경한 정은은 차도남 경민과 동시에 옥탑방으로 이사를 온다. 알고 보니 이들은 이중 계약된 상태였고, 집주인과의 연락도 두절됐다. 정은과 경민은 어쩔 수 없이 옥탑방 하나를 두고 치열한 전투를 벌일 수밖에 없게 됐다. 말하는 고양이까지 살고 있다는 옥탑방에서 이들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
이코노믹 리뷰 이효정 기자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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