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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위기국에 엉뚱한 약 처방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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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라연구소 리처드 구...긴축보다는 대규모 부양 필요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유럽 정책 당국자들이 유럽의 재정문제를 긴축으로 해결하려고 함으로써 ‘엉뚱한 약’(wrong medicine)을 주고 있다고 일본 노무라연구소의 리차드 구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비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스페인과 같은 국가에 처방한 예산삭감과 구조개혁은 구 이코노미스트의 눈에는 조심스럽게 먹고 운동해 장기간의 건강을 회복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 치료와 비슷하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도쿄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유럽 주변국들은 치명적이지만 충분하게 영양을 섭취하면 가장 잘 다스려지는 폐렴에 상당하는 경제질환을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곧 유로 위기를 이른 시간안에 종식시키려면 재정을 통한 대규모 경기부양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그는 “환자는 둘 다를 앓을 수 있지만 의사는 폐렴치료와 당뇨병 치료가 서로 모순된다면 폐렴부터 먼저 치료해야만 한다”면서 “그러나 유럽에서는 긴축만이 유일한 수단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990년대 일본의 정책당국자들처럼 유럽의 정책당국자들도 유럽이 대차대조표불황(balance-sheet recession)을 겪고 있다는 점을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유동성이 풍부한 시대에는 부채를 통한 자산증가가 활발하지만 자산가치가 급락하면 부채상환부담이 커져 부채를 줄이는데 돈을 최우선으로 쓰게 된다. 저금리에 유동성을 아무리 공급해도 가계와 기업은 부채축소에 돈을 쓰는 탓에 투자와 소비로 흐르지 않아 불황이 생기는 데 이를 대차대조표 불황이라고 한다.


구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해결책은 민간 부문 저축을 정부 지출로 상쇄하는 것이다.반면,메르켈과 드라기의 유로지역에서 옹호하는 것은 그 정반대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는 “정부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경제는 디플레이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간다”면서 “유럽을 둘러 본다면 대차대조표 불황을 목격한다”고 단언했다.


대만계 미국인인 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버클리대와 존스홉킨스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서도 근무했다.


메르켈은 지난 달 28일 유럽은 재정적자를 축소해야만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장기의 이익을 창출한다고 밝혔으며 드라기 총재는 지난 9일 긴축이 국내총생산에 해를 가하더라도 긴축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주장했다.


구 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의 경우 처음에는 민간 수요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스페인 정부가 국내총생산(GDP)의 근 20%에 이르는 재정적자를 냈지만 2010년 그리스 주도 위기가 시장을 장악하자 긴축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재정긴축에도 민간 투자자들은 독일 국채로 달려들었고 이 때문에 스페인 국채 수익률은 7월에 7.62%까지 뛰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1997년 하시모토 류타로 일본 총리가 세금을 인상하고 지출을 삭감하며 그 고통을 덜기 위해 고조개혁을 추진했다면서 민간부문은 부채를 줄이고 있어 제로금리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는 게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5분기 연속 경제는 위축되고 세수는 감소해 일본의 재정적자가 68% 증가했으며 하시모토 총리가 정책을 바꿨지만 일본이 재정적자를 억제하는 데 10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ECB와 국제통화기금(IMF)이 스페인 등 위기국이 경기부양책을 부활하는 데 동의하고 미국과 독일같은 사정이 좋은 나라들이 넘치는 돈을 지출한다면 유럽은 일본과 비슷한 함정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또 유로존 국가들이 외국인에게 채권을 매각하는 것을 금지하고 민간 저축의 해외이전 능력을 제한하는 규칙을 제안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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