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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야기' 악령의 부활…불법 오락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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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 고용한 브로커 '번개 환치기'
사라졌다 싶으면 고개드는 성인오락실


'바다이야기' 악령의 부활…불법 오락 '확산' 성인오락실을 홍보하는 전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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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나석윤 기자] 지난 7일 오후 영등포시장 입구. 상인과 손님들로 북적였다. 바로 옆 10m거리에 떨어져 있는 H오락실은 50대로 보이는 남성들이 1~2분마다 끊임없이 들락날락 했다.

카운터를 보던 40대 여종업원은 기자를 보자마자 못마땅한 표정이 역력했다.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영락없는 '초짜'로 보였던 것. 오락실 안을 둘러보니 50대 남성 30여 명이 이른바 '황금포커'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50대 중후반 중년 남성이 대부분이고, 개중에는 젊은 여성도 눈에 띄었다.


지난 8일 강북구 수유역 근처. 50여대의 게임기가 갖춰져 있는 대형 게임장에는 오후 2시임에도 40~50대로 보이는 중년 남성 여러 명이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몇몇 이용자들은 담배를 입에 물고 흘러가는 카드 그림을 초점 없는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현재 수유역 인근의 게임장은 총 9군데. 모두 지난해 이후 등록된 업소들이다. 강남구 역삼역 근처도 예외는 아니었다. 역삼역에서 매봉터널로 이어지는 길 가에는 '○○게임장'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6~7군데 게임장이 성업 중이다.


'바다이야기' 악령의 부활…불법 오락 '확산' 2000년대 중반까지 인기를 끌었던 성인오락실 게임 '바다이야기'

◆다시 꿈틀대는 사행성 게임='바다이야기'의 악령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서울 도심 곳곳에서 성인 게임장의 불법 영업이 확산 중이다. 최근엔 기존 포커게임들에 '독도를 지켜라', '야마토' 등 일본판 신종게임도 등장했다.


게임 원리는 단순하다. 500원 또는 1000원을 넣으면 기계가 순식간에 카드를 펼치고 알아서 점수를 매긴다. 한번 게임이 시작됐다가 끝나는 시간은 불과 10여초. 순식간에 화면에 카드가 펼쳐졌다 사라진다. 영등포 시장 근처의 성인 오락실에서는 '딱지'(칩)를 끊어줬다. 딱지는 2만 원, 4만 원, 6만 원 단위로 팔렸다. "이 딱지를 어디에 쓰느냐"고 묻자 여종업원은 "다시 게임을 할 수도 있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딱지'는 외부에서 음성적으로 실제 돈으로 환전된다.


1인당 1대로 제한하고 있는 게임기 이용 대수 규정도 지켜지지 않았다. '똑딱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사람이 버튼을 누르지 않고 돈만 넣어두면 기계가 알아서 돌아간다. 좌우로 기계를 두루 살피며 게임을 하던 50대 한 남성은 "지금 4대를 한 번에 다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환치기'위해 브로커와 알바생 고용=돈을 주고 받는 방식은 더욱 교묘해졌다. 성인오락실에서 종업원으로 일했다는 남모(30)씨는 "2006년 바다이야기 단속 이후 상품권이 없어졌지만 다른 방식으로 얼마든 환전이 가능하다"며 "소개받는 사람만 출입되는 게임장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최근엔 철저히 게임장-브로커-아르바이트생(알바생) 등 역할분담체제로 이뤄진다. 지금도 딱지를 활용하는 방식은 바다 이야기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상품권만 없을 뿐이다.


다만 과거 게임장에서 공공연하게 환전되던 것과는 방식이 달라졌다. 일명 '환치기(현금으로 교환해 주는 일)'를 위한 전문 브로커들이 현장 단속을 피하기 위해 업소 인근에 아지트를 조성한다. 업주들이 환치기 담당 브로커를 고용해 운용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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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들은 다시 알바생을 고용, 업소 주위 차량이나 숙박업소에 대기했다가 손님들의 환치기를 도와주고 중계 수수료를 챙긴다. 알바생들은 한달에 300만원 가량 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관리하는 브로커들은 매달 1000만원 정도는 번다는 게 업계의 통설이다. 강남지역 성인오락실에서 일했다는 한 관계자는 "요즘은 단속이 강화돼 현장에서 직접 환치기를 하는 대신 브로커를 고용한다"며 "은밀하게 이뤄지는데 내가 아는 사람 중에는 환치기 브로커까지 모두 고용하고도 1년에 30억~40억원씩 버는 사람도 봤다"고 밝혔다.


게임산업유통법 상 상품권이나 칩을 현금으로 교환해 주는 것은 불법이다. 불법과 합법 사이를 교묘하게 오가고 있는 성인 오락실에 대한 단속은 쉽지 않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현재 영등포 지역에 일반 게임 제공업소로 등록된 곳은 여덟곳이지만 등록되지 않은 업체들도 있고, 이름을 바꿔 '체력단련업소'로 등록한 곳도 있다"며 "불법행위는 경찰이 단속하고 구청에서는 행정조치와 야간지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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