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대만 휴대전화 업체 HTC의 회계연도 3·4분기 순이익이 사상 최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에 밀리면서 수익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HTC의 3·4분기 순이익은 39억대만달러(약 1480억원)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79%라는 사상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는 44억3000만대만달러였다.
대만 KGI 증권의 리처드 코 애널리스트는 "HTC가 최근 새로이 내놓은 스마트폰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되지 못할 것"이라며 투자의견 '시장수익률 하회'를 제시했다. HTC는 지난달 윈도폰8 운영체제를 채택한 첫 번째 스마트폰을 출시했고 지난주에는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을 내놓았다.
그는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전 부문에 걸쳐 여전히 치열하다며 삼성전자와 애플이 브랜드, 배급 채널, 규모, 비용 측면에서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HTC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5.8%로 하락했다. 전년동기의 10.7%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HTC의 3·4분기 매출도 702억대만달러에 그쳐 전년동기대비 48%나 줄었다. 지난 3일 HTC가 제시했던 700~800억대만달러의 최하단 수준이다. 블룸버그 집계 애널리스트 예상치 750억달러에 미치지 못 했다.
올해 들어 대만 가권지수가 8% 가까이 오른 반면 HTC의 주가는 42%나 주저앉았다.
HTC의 피터 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월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HTC 내의 관료주의를 깨뜨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그는 "항상 모여서 회의하는 직원들은 있지만 결정이나 전략적 지침, 절박함은 부족하다"며 "관료주의를 깨뜨리자"고 주장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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