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민주통합당이 10월 9일 한글날을 공휴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트위터대통령으로 불리는 소설가 이외수씨가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를 만난 자리에서 한글날을 다시 공휴일로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수 씨는 지난달 25일 강원도 화천군 감성마을에 위치한 '이외수문학관'에서 박 후보와 환담을 나눴다. 이 씨는 이 자리에서 박 후보에게 "오늘 화천을 찾아 주신 것은 국민 대화합에 증거일 뿐 아니라 문화예술에 관한 깊은 관심의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감사드린다"면서 "또 한글날을 다시 공휴일로 만들어 한글에 대한 국민들의 자부심을 더 높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최고 문화유산이기도 한 한글을 더 세계적으로 알려야 되지 않겠는가"라면서 "대선 후보가 되셨으니 이 점을 꼭 검토해주셨으면 바란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문화는 국민을 통합하고 화합을 이루는데 구심점이 되며 국민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당시 이외수 씨에게 선거에서의 지원을 요청했으나 이씨는 "제가 특정정당의 정치인에게 조언하는 건 제 입장에서 다소 어려움이 있다"며 "어떤 정당이든 도움이 필요하면 조언도 하고 도와드릴 것이다"고 말했다.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했으며 국회 문방위에서 민주당이 법안 발의와 상임위 통과를 추진 중이다. 새누리당과 박 후보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은 상태다.
전날 문방위 국감장에서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한글날이 공휴일 지정에서 빠진 것에 대한 우려와 재지정의 요구가 있다"면서 "공휴일 재지정을 위한 결의안을 초당적으로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연구에 의하면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할 때 문화 여가 부문과 관광여행 관련 지출로 생산 유발 효과 1조 8000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8000여억원, 취업 유발 효과 1만 7000여명, 세수유발 효과 590억원 등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문방위 민주당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여야 의원들은 한글날을 공휴일로 복원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법안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영자총협회는 현재도 공휴일이 선진국보다 많아 추가로 공휴일을 늘리자는 것은 우리 기업과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정부 부처도 문화관광부와 보건복지부는 찬성에 가까운 반면, 지경부와 고용부 등 경제 관련 부처는 반대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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