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첫 회를 꿈꾸는 17회라고 해야 할까. 올해로 열일곱 번째 생일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는 지금까지 이어져 왔던 길을 고스란히 밟아나가기보다, 약간 몸을 틀어 새로운 방향을 개척하려는 듯 보인다. 매년 9일간 진행되던 영화제는 10일로 늘어나 두 번의 주말을 거칠 예정이고, 대부분 한국과 중국, 일본 작품에 한정돼 있던 폐막작은 방글라데시 출신인 모스타파 파루키 감독의 풍자 영화 <텔레비전>으로 결정됐다. 더불어 지난 4일 열린 개막식에서 외국인인 탕웨이가 안성기와 함께 사회를 보게 됐던 것 역시 17년의 영화제 역사상 최초로 있는 일이었다.
야심찬 여정에는 진심 어린 응원이 따르는 법. 관객들은 개막식이 진행된 영화의 전당 곳곳을 가득 메우고 BIFF의 새 발걸음을 주목했다. 배우들이 레드카펫을 지나는 동안 한 명 한 명 모두의 이름을 크게 연호하던 그들의 우렁찬 목소리야말로 그 증거일 것이다. “부산은 영화에 대한 열정과 생기가 넘치는 도시예요. 이 열정이 BIFF를 특색 있는 영화제로 만든 것 같아요”라던 탕웨이의 말은 의례적인 인사말이 아니었고, 안성기는 “(지금까지 BIFF를 보며) 열일곱 번이나 설렜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이제 막 열일곱 번째 BIFF에서의 하루가 지났을 뿐이지만 이것만큼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겠다. 올해도 이 영화제가 우리의 가슴을 떨리게 하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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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부산=황효진 기자 seventeen@
10 아시아 사진. 부산=이진혁 el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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