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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팔던 노점상이 갤럭시 엔지니어 된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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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골라잡아~ 메이커 티셔츠가 단돈 5000원"


지난달 25일 삼성 열정락(樂)서 시즌3 다섯 번째 강연이 열린 광주 전남대 대강당에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삼성그룹 사내 공모에서 2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삼성 직원 강사, 삼성디스플레이 정석빈 사원이다.

올해 입사 2년 차인 그는 평범한 학점에 토익 점수도 없었지만, 동대문 노점상을 하며 얻은 자신감으로 삼성 디스플레이에 입사하기까지 우여곡절을 고백했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그는 IMF 당시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친한 형을 따라 동대문 노점상을 시작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거라는 욕심에 주저 없이 발을 들여놓았고 순탄하게 풀리는 듯 했다.

처음에는 티셔츠만 정리하다 용기를 내어 "골라잡아 5000원" 이라고 외치기 시작했고, 그렇게 판매부터 짐 나르기, 재고 조사까지 직접 챙기니 일 매출이 40만원에서 8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우렁찬 목소리로 하루 종일 "골라잡아 5000원"을 외치자 곧 주변 상인들의 시끄럽다는 항의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그는 목소리를 줄이는 대신 음식점 상인들을 위해 "티셔츠 사신 후에는 이모네 집으로 가세요"라며 음식점 홍보까지 곁들였고 애교 있는 대응에 주변 상인들은 곧 그의 편이 되었다.


한고비를 넘기니 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동대문 건달들이 나타나 자릿세를 요구하며 장사를 방해 했다. 그러나 그는 "대학생인데 딱 등록금만 벌고 가겠다"며 호소했고 도리어 숨겨진 '천상 장사꾼'기질을 발휘해 30만원이던 자릿세를 10만원으로 할인 받기까지 했다.


난관들을 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지만 정작 취업 앞에서는 약해졌다. 그 흔한 토익 점수조차 없는 그는 서류심사조차 통과하기 힘들었다. 67개의 기업에 입사지원을 했지만 삼성 디스플레이 한 곳에서만 면접기회를 얻었다.


면접장에서 그는 동대문 노점상 경험을 통해 얻은 '뭐든지 다 팔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십분 발휘해 면접위원에게 자신을 팔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골라잡아 5000원'을 외쳤고, 강한 어필을 통해 입사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2년 전 자신처럼 취업에 힘들어 하는 학생들에게 그는 "싸이의 성공 비법은 일관된 자신만의 스타일로 승부했기 때문"이라며 "나 역시 나만의 스타일로 소신껏 살아오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며 강연을 마무리 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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