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부실 책임지지 않고 경영유지하려는 욕심인가···그룹 회생을 위해 끝까지 책임지려는 진심인가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지난 26일 법정관리 신청시 웅진홀딩스 대표이사에 취임한 것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잘못된 판단으로 경영을 악화시켰지만 경영권을 놓고 싶지 않아 꼼수를 쓴 것인지, 아니면 그룹을 회생시키기 위해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도인지에 대한 입장차이다.
현행 통합도산법에 따르면 윤 회장은 법적관리 후에도 현행 지분을 유지하면서 경영권을 가질 수 있는 법적근거를 내세울 수 있다. 주주 등의 입장에서는 그룹의 경영부실을 이끈 윤 회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지 않은 채 경영권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에 불만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한 투자자는 "웅진홀딩스 주식에 결혼자금을 털어넣었는데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소식에 가슴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았다"며 "무리한 사업확장과 인수합병 등으로 잘 나가던 그룹에 피해를 입힌 사람이 그대로 경영권을 유지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더욱이 윤 회장의 부인 김향숙씨가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신청 직전 이틀간 보유 중인 웅진씽크빅 주식 4만4781주를 모두 처분한 것이 드러나면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까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윤 회장에 대한 주주와 고객들의 신뢰가 예전 같지 않을 경우 향후 윤 회장의 기업회생 추진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윤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해야 웅진그룹이 부활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월급쟁이로 시작해 웅진을 중견 그룹을 일궜던 윤 회장의 열정과 뚝심이 다시 한번 기적을 보여줄 것이란 믿음이다. 특히 웅진그룹 임직원들의 상당수가 윤 회장에 대한 신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급작스런 법정관리 신청이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웅진을 만들고 이를 성공적으로 키워왔던 윤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며 "웅진코웨이와 웅진싱크빅 등 우량 계열사들이 있기 때문에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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