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역연구원 분석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국내 수출기업의 체감경기 악화가 올 4·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의 양적완화(QE3) 조치에도 불구하고 유로존과 중국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27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2012년 4·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EBSI) 조사'에 따르면 올 4분기 수출경기전망지수(EBSI)는 전분기보다 10.1포인트 하락한 77.4를 기록하면서 5분기 연속 100을 밑돌았다.
이는 수출 체감경기가 가장 얼어붙었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 33.4, 2분기 66.1 이후 14분기 만에 최저치다. 수출 여건 악화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수출실적 50만달러 이상인 전국 무역협회 회원사 중 설문을 회신한 1053개 업체를 대상으로 했다.
항목별로 수출상담(96.2)을 제외한 거의 모든 항목의 EBSI가 90 이하였다. 특히 미국·유럽연합(EU) 등 선진국 및 중국·인도 등 개발도상국 경제의 불확실성에 따른 심리적 불안을 반영해 수출국 경기(70.5)는 전분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채산성(58.6)과 수출상품 제조원가(70.3) 등의 경기전망도 전분기에 이어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기업들은 내다봤다.
품목별로는 컴퓨터·광학기기를 제외한 모든 항목의 EBSI가 100을 밑돌며 대부분의 품목이 부진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휴대폰·철강·자동차·석유제품·선박 등의 수출경기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다만 계절 특수 요인으로 인해 컴퓨터의 EBSI는 111.1을 기록하며 전분기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기업들이 꼽은 최대 수출 애로 요인으로는 수출 대상국의 경기부진이 24.1%로 2분기 연속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원자재 가격 상승(19.9%)·원화 환율 변동성 확대(14.8%) 등이 뒤를 이었다.
국제무역연구원 관계자는 "주요국 경기부진에 따른 세계 수입 수요 둔화로 4분기 국내 기업의 수출 체감경기가 지속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러나 최근 미국의 QE3 시행 발표와 일본중앙은행(BOJ)의 추가 양적완화 및 유럽 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매입 계획 발표 등 주요국의 경기부양책이 제시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디플레 및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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