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저조 투자자 외면···신상품도 찾기 힘들어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한때 펀드붐을 주도했던 해외주식형 펀드가 투자자 외면으로 개점휴업을 맞고 있다.
2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국내 판매되는 해외주식형 펀드 570개(대표 클래스 기준) 가운데 올해 들어 자금유입이 1억원도 채 되지 않는 펀드가 5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억원 이상 자금이 유입된 펀드는 77개에 불과했고, 100억원 이상 들어온 펀드는 단 11개에 그쳤다.
해외펀드 인기가 시들하다 보니 신규로 출시되는 펀드도 '가뭄에 콩 나듯'이다. 올해 신규로 설정된 해외주식형 펀드는 58개에 불과했다. 해외펀드 붐이 한창이었던 지난 2007년 한해 설정된 신규 펀드가 1249개였던 점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다. 2006년 165개였던 신규펀드는 2007년 1249개로 급증했다가 2008년 651개로 반토막 난 뒤 이후 급속도로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일부 해외주식형 펀드로의 쏠림현상도 눈에 띈다. 연초후 수익률 15.07%로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는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자 1(주식)종류A' 펀드에는 올해 1624억원의 자금이 몰려 해외주식형 펀드의 자존심을 그나마 살렸다. 뒤를 이어 '신한BNPP차이나본토자 1(H)[주식](종류A1)'와 '미래에셋라이프사이클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연금전환자 1[주식]'이 각각 854억원과 616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유출이 많은 펀드들의 올해 수익률은 오히려 양호한 편이다. 올해들어 1284억원이 빠져나간 '신한BNPP봉쥬르브릭스플러스자(H)[주식](종류A 1)'는 연초후 수익률이 11.16%로 해외주식형 펀드 평균수익률인 6.48%의 두배에 가까운 성과를 기록중이다. 자금유출 상위펀드인 '미래에셋친디아업종대표 자 1(주식)' 펀드도 10.32%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해외주식형 펀드를 주로 운용하는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과거 수익률 부진으로 인해 실망한 투자자들이 서둘러 자금을 빼고 있다"며 "여전히 원금 회복을 하지 못한 비자발적 장기투자자들이 많은 데다 수익률이 개선되는 대로 틈틈이 환매에 나서고 있어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주식 수익률 상위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오히려 국내펀드보다 좋지만 투자자 외면에 가슴앓이중"이라며 "각 운용사들은 해외주식형 펀드 대신 해외채권형 펀드 출시를 늘리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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