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중국에 있는 외국계 은행들의 지난해 이윤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25일(현지시간) 다국적 컨설팅회사인 KPMG 보고서를 인용 중국에서 영업하는 33개 외국계 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씨티그룹 중국지사의 경우 지난해 순익이 일 년 전 보다 45% 늘어난 12억6000만 위안(2억 달러)로 집계됐다. 2010년에는 전년대비 19% 증가하는데 그쳤다. 중국내 최대 외국계 은행인 HSBC는 지난해 순익이 34억20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4배나 증가했다. 스탠다드 차트 은행은 8억8300만 위안으로 전년 보다 두 배 이상 실적이 향상됐다.
다만 JP모건 채이스의 실적은 부진했다. 지난 2010년 순익이 전년대비 9% 감소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49%나 이윤이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순익 규모는 2억97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이 은행의 중국지사 최고경영자 샤오 질리는 “이번 실적 감소는 중국에서 우리의 서비스 위치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JP모건 채이스는 중국에서 소매 은행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외국계 은행들의 실적은 중국 현지 은행들을 넘어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현지 은행들의 실적에 대한 정보는 아직 취합되지 않았지만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현지 은행과 외국계 은행을 모두 포함한 중국 전체 은행업계 실적이 39%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에는 외국계 은행의 이익이 24% 늘어나 현지 은행 보다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외국계 은행들은 중국을 미래 성장을 위한 주요한 시장으로 보고 그동안 상당한 투자를 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향상된 실적이 그동안 투자에 대한 보상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하지만 올해 실적은 지난해 만큼 쏠쏠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이 최근 급격한 성장 둔화를 겪고 있는 탓이다.
장애물도 만만치 않다. 우선 중국 정부가 인플레이션과 부동산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은행 대출 금리를 내렸다. 중국 정부는 또 이들 은행이 중소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늘리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 역시 악성 채무로 바뀔 경우 은행들에게 치명상이 될 수 있다. 중국 현지 은행들과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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