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경제전망을 할 때는 성장률 등의 예상치를 적절하게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날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경기가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는 것은 내가 어떤 기대치를 가지고 있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총재는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1.9%)에 역시 과거에 기대치가 어떠했느냐에 따라 다르게 평가할 수 있다"며 "미래를 밝게 보는 것은 좋지만 예상치를 잘못 설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유로존 위기에 대해서는 단기간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김 총재는 "유로존 개혁 등 밤사이에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졌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좋은 소식(good news)과 나쁜 소식(bad news)들이 번갈아가며 들려온다"며 "내년까지는 유로존이 크게 좋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양적완화(QE) 정책 등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방법들이 도입되고 있다"며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도전을 불러온다'는 버냉키 연준 의장의 말처럼 비전통적인 수단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송병준 산업연구원장은 "경기가 좋지 않아도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경기를 낙관하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에는 2014년 이후에야 경기회복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며 "그만큼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악화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총재는 "미국 연준이 출구전략을 2015년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히는 등 글로벌 경기가 좋지 않다"며 "기업들도 이런 소식을 접하면서 경기회복이 어렵다고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김호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근부회장, 송병준 산업연구원장, 송의영 서강대 교수,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정지만 상명대 교수, 최흥식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하나금융지주 사장) 등이 참석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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