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21일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십계명과 같은 단순하고 명쾌한 해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날 주요 은행장들이 참석한 '정례 금융협의회'에서 "미국에서 1920년대 대공황을 극복하는 단초가 된 법이 '글래스 스티걸법(Glass-Steagall Act)'이었다"며 "간단하고 명료한 정책이 복잡한 문제를 푸는 데 의외로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글래스 스티걸법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하고 서로 다른 업종간의 상호진출을 금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법안이다.
김 총재는 "최근 나온 미국의 도드-프랭크 법이나 바젤Ⅲ와 같은 법안들을 다 합치면 6만 페이지를 넘어가는데 이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며 "정보가 방대할 경우 이를 단순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총재는 최근의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경기부양책과 금융규제 사이의 조화가 필요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 정책이나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과 같은 경기부양책과 함께 바젤Ⅲ와 같은 규제강화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상충되는 두 가치가 충돌하지 않도록 적절히 조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은행장들 역시 경제를 살리는 동시에 위기의 재발을 막아야하는데 경기부양과 규제 사이에서 방향을 잘 설정해 효율적인 정책을 수행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신충식 농협은행장, 이주형 수협은행장, 조준희 기업은행장, 리차드 힐 한국스탠다드차타드 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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