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매수 규모 지난달보다 77배 증가..단기차익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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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우리나라 채권을 매입하는 외국인이 폭증하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 규모가 지난달에 비해 77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는 단기차익을 노리고 들어온 자금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는 2조6780억원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348억원)에 비해 76.9배 급증했다. 채권 시장은 상장채권인 장내와 장외 거래로 나뉘는데 거래 비중은 2 대 8 정도로 장외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장내 거래서도 외국인 순매수는 늘어났다. 지난달 2594억원을 기록했던 순매수 규모는 이달 들어 2조6335억원으로 약 10배 급증했다.
외국인 자금이 채권으로 쏠리며 반대로 주식 매수 규모는 급감했다. 지난 21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는 3조1593억원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 5조2651억원에 비해 40% 감소했다. 지난달 위험자산 선호 성향을 보였던 외국인이 채권으로 급격하게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의 채권 '올인'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통상 채권 금리 인하(채권 값 상승)로 이어진다. 채권을 미리 구입한 상황에서 채권 금리가 떨어지면 그만큼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지난 7월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3.00%로 전격 인하한 뒤, 증권가는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해 왔다. 애초 이달 금통위 정례회의에서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예상을 깨고 동결된 만큼, 다음 달 인하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이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앞 다퉈 보고서를 통해 “다음 달 한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채권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 최근 크레딧 스위스, 노무라증권, 모건스탠리, 바클레이즈, 씨티그룹, HSBC 등 대다수 해외IB들은 “한은이 9월 금리를 동결한 것은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 부양을 하겠다는 뜻을 접은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 채권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며, 반대로 코스피는 지지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외국인의 주식 매수강도가 이전보다 줄어들며 코스피를 끌고 가기에는 수급적으로 약한 상황”이라며 “외국인이 당장 매도 우위로 돌아서지는 않겠지만, 당분간은 코스피가 횡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만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IB 보고서에 힘입어 외국인 채권 매수 자금이 단기물 위주로 강하게 들어오고 있다”며 “위험자산(주식) 선호를 이끌 호재는 이미 다 나온 만큼 당분간 채권 강세가 이어지리라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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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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