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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거수기라 불러도 할말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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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이사회서 안건 179건 모두 ‘찬성’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기업의 독단경영을 견제하기 위한 사외이사의 책임있는 활동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으나 스스로 ‘거수기’ 역할을 자초하는 풍토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회계연도가 시작된 지난 4월 1일부터 2분기 마무리를 앞둔 9월 17일까지 금융투자협회에 ‘사외이사 활동내역’을 공시한 국내 9개 증권사의 현황에 따르면 이사회에서 부쳐진 의결 안건 179건 모두 100% ‘찬성’ 가결됐으며, ‘반대’의견을 낸 소신 있는 사외이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또 의결 안건에 대해 의사록에 기록될 만한 주요 의견을 낸 실적도 단 한 건이 없었다. 이사회에서 안건으로 올려진 내용은 모두 일사천리로 통과됐음을 의미한다.


유일하게 ‘유보’ 의견을 기록한 증권사는 하나대투증권이었다. 지난 6월 22일 열린 2012회계연도(제38기) 제4차 이사회에서 참석한 사외이사 4명 전원은 회사가 올린 하나금융지주회사 그 자회사 등과의 거래 승인의 건 중 ‘AM PLUS 부산 광복동 복합상업시설 매입확약의 건’에 대해 회사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의견을 유보했다. 하나대투 사외이사들은 6일 후에 다시 열린 5차 이사회에서 이 안건에 대해 5명 전원 찬성 의견으로 가결했다.


조사 대상기간 증권사별 주요 이사회 안건으로는 대표이사 교체가 많았던 상반기 상황을 반영해 대표이사 선임 및 이사회 구성 등이 눈에 띄었다. 또한 업황 악화에 따라 자사주 처분 결의 안건이 두드러졌으며, 대우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보유 건물을 매각하는 안 등을 승인했다. 현대증권은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취득 반얀트리 호텔 인수 계열사 출자 등 그룹 차원의 사업에 참여하는 안건 등이 통과됐다.


한편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률은 93.3~100.0%로 높은 편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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