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모델 HB20 오늘부터 생산...10월 판매
브릭스 지역 중 브라질만 판매량 전년比 급감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삼바의 나라' 브라질에서 현대자동차의 신(新)무기가 통할까. 브릭스(BRICs) 지역 중 유독 브라질에서만 주춤하고 있는 현대차가 현지공략모델 생산을 본격화하며 반격에 나섰다. 브라질은 인구 2억5000만 명의 세계 5위 자동차 시장으로, 지난 7월 현대차가 브릭스 지역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곳이다.
20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날부터 상파울루 인근 삐라시까바시에 위치한 현대차 브라질공장에서 현지 전략모델인 'HB20'의 생산이 시작된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15만대 체제를 갖추고, 이를 통해 현재 6위권인 브라질 시장서 4위권까지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현대차의 브라질 성적표는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 7월 브라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6% 떨어진 8270대에 그쳤다. 현대ㆍ기아차 전체 판매량의 감소세는 이보다 더 두드러진다. 기아차 판매량이 반토막 나며 전년 동월 대비 24.1% 줄어든 1만1575대를 기록했다.
특히 브릭스 시장 중 유일하게 브라질에서만 힘을 못 쓰는 모습이다. 지난 7월 한달 간 현대차의 브릭스 지역 전체 판매량은 11만415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5% 늘어났지만 브라질 지역은 오히려 줄었다. 중국지역에서 3공장 가동효과가 본격화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늘어난 6만4002대를 판매했고, 러시아와 인도 또한 각각 11.5%, 7.6% 증가한 1만4302대, 2만7585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브라질 자동차 판매량이 19% 늘어난 36만대를 기록하는 등 현지 시장규모도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더욱 아쉬운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브라질 정부가 작년 12월 인상했던 공업세(IPI)를 5월 말부터 한시적으로 인하키로 하며 전체 판매량이 늘었다"면서도 "현대ㆍ기아차를 비롯한 수입차의 경우 기존 30%p에서 4~7%p 감면되는데 그쳐 인하효과가 약했다는 평가"라고 전했다. 이 같은 인하방침은 8월말까지 적용 예정이었으나 10월 말까지로 연장된 상태다.
현대차는 본격적으로 공장 가동이 시작되며 향후 브라질 시장에서 전환점을 기대하고 있다. 그간 브라질 시장 점유율 10위권 업체 중 현지공장이 없는 곳은 현대차가 유일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HB20을 10월부터 판매하고 향후 4도어, 5도어, SUV 등 3개 모델을 추가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발 앞서 시장을 선점한 피아트, 폭스바겐, GM은 물론, 비슷한 판매규모인 도요타 등도 공장 가동을 통해 현지 생산물량을 늘리고 있어 향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