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오후 3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안 원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개발자로 (주)안철수연구소(현재 안랩)를 창립하며 성공한 보안 1세대 기업인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서울대 의대 출신으로 성공의 길이 보장됐지만 컴퓨터 백신 전문가, 사업가, 교수 등 전혀 다른 분야에 계속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변화무쌍한 길을 걸어왔다.
안 원장이 정치권에 등장한 지는 꼭 일 년이 됐다. 그는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 중 하나로 거론되던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의 '정치도박'의 결과로 예정에 없던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2011년 10월 26일 생기면서 정치권 밖에 있던 호명되기 시작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 원장은 ‘정치인 안철수’로서의 첫 행보를 분명하게 했다. 안 원장은 정치 경험이 전무한 데도 출마검토설과 50%를 웃도는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또 한 명의 시민후보인 박원순 후보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했다.
여론조사 등 단일화 수순을 밟지도 않았다. 안 원장과 박원순 당시 후보는 30분도 안 되는 짧은 회동을 가졌고, 안 원장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박 변호사가 우리 사회를 위해 헌신하면서 시민사회 운동의 새로운 꽃을 피운 분으로 서울시장직을 누구보다 잘 수행할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흔쾌히 출마 포기 의사를 밝혔다.
‘정치인 안철수’의 두 번째 공식 정치 행보는 작년 서울시장 선거를 목전에 두고 박원순 후보 지지 방문에 나선 것이다. 박 후보가 당시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 측의 네거티브 공세에 수세에 몰리자 "상식에 기반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변함없다"면서 "시민들도 그 판단 기준으로 선택하시기를 바란다"며 지지의 뜻을 담긴 편지를 전했다. 이틀 뒤 박 후보는 나 후보를 제치고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단 두 번의 행보로 안 원장은 지금까지 범야권 대선 주자 중 지지율 선두를 유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대중은 기존 정치문법에서 벗어난 행보를 보이는 안 원장에게 열광했다.
이른바 ‘안철수 현상’이 지속되면서 안 원장은 2012년 유력한 대선 후보로 국민들에게 호출됐다.
이후 안 원장은 지난 7월19일 서적 '안철수의 생각'을 발간하고 여야 유력 대권주자들인 박근혜, 문재인 후보가 출연했던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에 출연하면서 또 다시 ‘안철수 열풍’을 일으켰다.
‘안철수의 생각’은 초판 4만 권이 이틀 만에 매진되는 등 예상됐던 '열풍'을 불러왔다. 최근까지 60만부에 달하는 판매고를 올렸다고 알려졌다.
안 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대체 언제 나올 것이냐'를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제18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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