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4일 "야권 단일화 후 (공동선거대책위원회에서) 제안이 온다면 선거대책위원장이든 어떤 일이든 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의 멘토단에서 활동했다"며 "그런 형태이든 무엇이든 공동선대위에서 제게 어떤 일을 요청하면 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바람직한 단일화 방안에 대해 조 교수는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각자 열심히 뛰어서 자기 지지층을 확보하고 나아가다가 일정 시점이 되면 후보 간에 담판을 하는 것이 최고"라며 "한 쪽이 양보하면 감동적인 단일화가 될 것이고 그것이 대선승리를 보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02년 노무현, 정몽준 단일화와 같이) 여론조사로 가는 것은 최악의 단일화 방법이라 생각한다"며 "민주당 후보(문재인 후보)나 안 원장 모두 눈빛이 맑은 분이기 때문에 정치공학적 셈법을 쓰지 않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본선행이 유력한 문 후보 측에서는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안 원장과의 단일화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조 교수는 "추석 이후 바로 만나 단일화하는 것보다 그 전에 양 측의 지지층을 최대한 넓힌 다음 양보하고, 승낙하고, 서로 축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순서상 옳고 효과적일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지난 12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인 김태년 의원이 조 교수에게 '민주당을 도와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돼 한때 '민주당이 조 교수에게 선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사적으로 아는 사이인 김 의원과 연락한 것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 측에서) 만나자고 하면 만날 수 있지만 선대위원장 자리가 제 능력과 경륜에 맞는 것인지 고민이 있다"며 "선대위원장은 문 후보가 대선주자가 된다고 가정하면 다른 훌륭한 후보들이 맡아 당이 화합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지금은 정권교체를 위해 시민, 지식인의 한 사람으로서 일하겠다"며 "(민주당, 안 원장) 양측이 부딪치고 싸우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일 등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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