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나 매장 선반, 서랍 속에 쳐박혀 있을 것"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에도 삼성전자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해 이목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나 갤럭시 등을 직접 거론하며 독설을 내뱉지는 않았지만 우회적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견제감을 드러냈다는 게 안팎의 해석이다.
팀 쿡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예바 부에나센터에서 열린 '아이폰5' 발표 행사에서 "다른 스마트패드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지 모르겠다"며 "아마도 창고나 매장 선반, 누군가의 서랍 속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갤럭시탭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팀 쿡은 지난 3월 열린 뉴 아이패드 발표 행사에서도 "삼성전자의 태블릿PC에서 트위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실행하면 마치 스마트폰 전용 앱인 듯 깨져 보인다"며 갤럭시탭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날 팀 쿡에 이어 무대에 오른 필립 쉴러 애플 부사장도 아이폰5의 특징을 소개하며 삼성전자를 의식한 발언을 했다. 그는 "더 큰 휴대폰은 누구나 만들 수 있다"며 "더 얇고 가볍게 만들면서도 더 많은 기능을 넣을 수 있는 지가 우리의 도전 과제였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노트, 갤럭시 노트 2 등 5인치 이상의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대화면 트렌드를 주도하는 삼성전자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최근 애플은 신제품 발표 행사 때마다 삼성전자를 노골적으로 견제하고 있다. 시작은 애플의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였다. 잡스는 1년 전 아이패드2 발표 행사에서 무대 뒤에 있는 대형 스크린에 삼성전자로고를 띄운 뒤 "2011년도 모조품의 해가 될 것인가"라는 문구를 내보내 삼성전자를 조롱했다. 지난 2010년 10월 삼성전자가 갤럭시탭을 공개한 직후에는 "7인치 태블릿은 (화면 크기가 너무 작아) 시장에 나오자마자 이미 사망한 상태가 될 것"이라는 발언으로 삼성전자를 자극하기도 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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