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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국은 패자부활의 기회가 없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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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정신을 북돋아주는 분위기는 있지만 창업 절차가 복잡하고 설사 창업한다 해도 한 번 실패하면 다시 일어서기 어려운 나라. 우리나라 청년 기업가들이 느끼는 기업 현실이다. 세계 4대 회계법인 언스트앤영이 어제 발표한 주요 20개국(G20) 청년 기업가의 기업환경 체감 조사 결과다.


언스트앤영이 G20의 성공한 청년 기업가 1001명(18~40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사업 시작 절차 수는 8개다. G20 평균(7.7개)보다 많다. 특히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 9개국(국제통화기금 기준)의 평균 5.7개보다는 장벽이 훨씬 두텁다. 사업 시작까지의 시간도 14일로 9개국 평균(10.1일)에 비해 길다. 다만 사회에 기업가정신을 북돋아주는 분위기가 있다는 답은 84%로 G20 중 여섯 번째로 높았다.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우리나라 청년 기업가들이 사회가 실패한 기업가를 용인하지 않는다고 본다는 점이다. "사업실패를 사회에서 '배우는 기회'로 받아들이는지"에 대해 우리 기업가들은 24%만 '그렇다'고 답했다. 이탈리아와 함께 가장 낮다. 중국의 54%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G20 평균(39%)에 비해서도 크게 낮았다. 한 번 실패하면 다시는 일어서기 어려운 현실, 사실상 패자부활의 기회가 없다고 느낀다는 얘기다.


성공 못지않게 실패도 소중한 자산이다. 창업-상장-재투자-재창업의 선순환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달리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사회 풍토가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청년들이 실패를 두려워 않고 사업에 뛰어들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도전할 수 있다. 최선을 다한 실패는 보듬어 안아주어야 한다. 자살과 묻지마 범죄가 늘어나는 것도 따지고 보면 패자를 용인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정부도 재도전이 가능한 여건을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 올해 창업 관련 예산 1조5893억원의 대부분은 빚으로 돌아올 보증 및 융자다. 엔젤투자 규모는 10분의 1(1600억원)에 불과하다. 특히 재창업과 관련해선 내년에 50억원이 새로 배정되는 정도다. 창업 지원의 틀을 투자 중심으로 바꿔 엔젤투자시장을 확대하고 연대보증제도를 폐지하는 등 체계적인 재창업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재창업을 홀대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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