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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복지법' 장르별 차별화 부족"..복지재단 구성도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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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복지법' 장르별 차별화 부족"..복지재단 구성도 난항 10일 오전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예술인복지법 어떻게 시행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국예술정책포럼 창립 심포지움이 열렸다. (왼쪽부터) 김긍수 전 국립발레단장, 박호성 세종국악관현악단 단장, 박덕규 단국대 교수(소설가), 강상중 인천 가톨릭대 교수(화가), 정대경 삼일로 창고극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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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예술도 이젠 디지털로 패러다임이 바꿨다. 기획부터 공연까지 아날로그로 진행되는 것이 연극, 무용 정도다. 복제가 불가능한 장르란 것이다. 미국처럼 노조에 가입하지 않으면 출연할 수 없는 정도까지 바라진 않더라도 다른 근로자들처럼 체불임금 발생 시 지방노동청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정대경 삼일로 창고극장 대표)

"예술인복지법 내 문학부문 예술인 기준은 5년 동안 5편 문학작품 등을 문예지에 발표한 실적으로 정했다. 사실 문예지란 것이 해마다 늘고 있어 지역 문예지와 합하면 300종 가까이 된다. 그 범위를 구분하는 일도 만만찮다"(박덕규 단국대 교수, 소설가)


오는 11월 '예술인 복지법' 시행을 앞두고 예술계가 백가쟁명이다. 특히 장르별로 차별화된 내용이 부족해 복지법이 정하고 있는 '예술인'에 대한 기준과 세부규칙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운영기관인 예술인복지재단 구성과 설립도 난항을 빚고 있다.

10일 오전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 한국예술정책포럼 창립 심포지엄에서 연극·문학·미술·국악·무용 등 각 장르별 인사들이 나와 현재까지 마련된 시행규칙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해 10월 말 예술인 복지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후 현재까지 공청회 등 열 차례 넘게 진행됐음에도 수혜 당사자인 예술가들이 만족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예술인 복지법 장르별 차별화 부족"= 시행 두 달을 앞두고 있는 예술인 복지법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장르별 예술인 기준과 세부내용이다.


박호성 세종국악관현악단 단장은 "음악·국악 부문 예술인은 최근 3년 동안 3편 이상 공연 또는 작곡이나 편곡, 1장 이상 음반출반, 1회 이상 지휘 실적 등 예술인 기준은 현실과 너무 괴리돼 있다"고 지적했다.


박 단장은 "공연도 규모를 설정해야 하고, 작곡이나 편곡도 음원시간을 정해야 한다"면서 "지휘 실적도 3년에 1회면 너무 적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발제를 맡은 연극인인 박정자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은 민간 법인의 한계를 실토하며 연극인들이 무직자 취급을 받고 있는 현실을 성토했다.


박 이사장은 "평균 월 47만원이라는 낮은 활동수입으로 일하는 연극인들은 개인보험 가입자가 55%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이는 국내 개인보험 평균 가입율이 90% 이상인 것과 대조적"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은행에서 신용카드 발급이 거부되고 사고가 나도 보험회사에선 무직자로 처리되며 어린이집에 아이를 대기시킬 때도 연극인일 경우 맞벌이가 인정되지 않는다"면서 "출연료나 연출료 저작권료를 못 받을 경우 노동청에 신고할 자격조차 없다"고 호소했다.


정대영 대표도 "연극이란 장르의 특수성을 감안해 임금채권법 상 보호를 받도록 해야 하고, 연극인들의 근로자성을 반드시 복지법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술작품의 제작자인 화가들에 대해서도 우선적으로 미술품 거래 구조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강상중 인천 가톨릭대 교수(화가)는 "그림값으로 화가들이 얼마나 받는지, 관련 월 수입데이터가 정확히 공개되지 않는 상태에서 화가들은 직업인으로서의 신분보장이 안 돼 있다"면서 "취미미술과 아마추어, 신진작가, 중견작가들을 어떻게 구분하고 지원하는지 복지법에 제대로 명시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더불어 무용계 인사인 김긍수 중앙대 교수(전 국립발레단장)는 "1년 내내 공연하는 게 아니고, 3개월 연습하고 공연을 가진 후 또 다른 단체와 재계약해야하는 무용수들에게는 최저생계비와 실업급여를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학 부문에서도 문학 장르만의 예술가 기준이 재검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덕규 교수는 "문예지나 출판사는 수도 없이 많아 어느 기준으로 복지법에 포함여부를 정할 것인지, 그렇다할지라도 역량 있는 작가들 중 소외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예술인 범위 기준·복지재단 구성 난항= 이처럼 각 장르별 다양한 지적이 쏟아지는 가운데 주무부처의 고민도 커졌다. 문화부 관계자는 "복지법 내 예술인 기준을 포괄적으로 하자, 엄격하게 하자는 의견이 분분하다"면서 "기준을 문화부가 자체적으로 규정할 수 없고, 일단 포괄적 방향으로 가면서 추후 특별심사위원회를 구성해 복지법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예술인을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예술인 복지법 시행관련 예산은 올 12월 10억원, 내년 355억원이 계획돼 있다. 아직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다.


이와 함께 복지법 운영기관이 될 '한국예술인복지재단' 구성과 설립도 난항에 부딪혔다. 이 관계자는 "문화부 소속 법인만 해도 수없이 많고 민간단체를 어디까지 포함시켜야 하는지, 각 장르별 내 세부 분야에서도 목소리가 커져와 이견이 충돌한다"면서도 "복지법 적용 후에도 다양한 의견들을 충분히 반영하고 시행 후에도 수정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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