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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나의 캐디편지] "타이어 우드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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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나의 캐디편지] "타이어 우드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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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프로들의 시합이 열리는 시즌입니다.


골프팬들은 밤새 TV중계를 보고, 또 보며 "나는 왜 저렇게 못 칠까?"하며 한숨을 내쉽니다. 캐디들은 우리 골프장에서 시합이 개최되면 선수들 캐디를 해야 하는데요, 선수들을 맡아 본 캐디들마다 하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프로는 나한테 말을 안 시켜" 또는 "아무 것도 안 물어봐"라며 그 숨 막히는 분위기에 말도 없이 18홀을 보내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라고 합니다. 몇 해 전 캐디 교육을 하러 온 한 프로가 "프로 선수들은 자기 자신을 가장 믿기 때문"이라고 우리의 답답한 심정을 풀어줬지요.


한마디로 프로들의 캐디 의존도는 높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골프장에 오는 아마추어골퍼들도 핸디캡에 따라 캐디 의존도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골퍼 유형은 단연 공을 잘 못 치거나 모르는 게 많아 이것저것 물어보는 경우입니다.

경험이 적어 공을 맞히기에 급급합니다. 그래서 낯선 골프장의 라운드는 더욱 힘들 수밖에 없지요. 첫 라운드에 나온 한 고객은 그린에 도착하자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되냐"고 물어 봤던 에피소드가 있을 정도입니다. 캐디가 없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처음 몇 번의 라운드는 오로지 홀을 마치는 게 목적이 되어 버리고, 아스팔트를 뚫고 나오는 '핸디 귀신' 때문에 스코어를 망치기 일쑤입니다. 캐디들을 일부러 괴롭히려고 공을 못 치는 게 결코 아니란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골퍼들은 캐디들의 눈치를 보며 초보골퍼는 무조건 싫어한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언니 저 초보예요, 잘 부탁해요"라고 하는 말에는 "못 치니까 미워하지 마세요"라는 뜻이 담겨있지요. 그걸 아는 우리 캐디들은 고객의 불안한 라운드를, 자신을 믿고 자신감을 채운 편안한 라운드로 바꿔 드리려 노력합니다. 그래서 종종 쓰는 "고객님, 타이어 우드 같아요"라는 말은 초보 고객에게 자주 사용하는 캐디들의 재미있는 '꿀 멘트'입니다.




스카이72 캐디 goldhann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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