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올 8월 전국 법원경매에 나온 물건 수가 6개월만에 2만개 이하로 떨어지면서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소재 아파트 물건 수는 늘어나 대조된다.
7일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 동안 전국 법원 경매장에 나온 물건 수는 지난달 대비 11.91%(2634개) 줄어든 1만9481개로 월별 물건 수 기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매물건 수가 2만 개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1만9753개)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경매 물건 수 감소세가 가장 두드러진 것은 업무시설이었다. 오피스텔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업무시설 용도의 경매물건 수는 7월 440개에서 8월 258개로 41.36%(182개) 줄었다. 수익형 부동산이 주목받으며 오피스텔의 인기가 높아진 영향으로 보인다.
이어 8월 숙박시설 경매 물건이 지난달 대비 16.74%(38개) 감소한 189개, 토지 물건이 15.48%(1271개)감소한 6939개, 주택(단독·다가구)물건이 12.43%(180개) 감소한 1268개를 기록하면서 전체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이처럼 전국 경매 물건은 감소세를 보였지만 수도권 소재 주택의 물건 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8월 들어 경매장에 나온 주택(아파트,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 물건 수는 4953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4871개) 대비 1.68%(82개) 늘어난 수치다.
수도권 주택 중에서도 아파트 경매물건 수 증가율이 가장 두드러졌다. 아파트 경매물건 수는 7월 2511개에서 8월 2643개로 5.26%(132개) 늘었다. 같은 기간 단독·다가구 물건도 476개에서 492개로 3.36%(16개) 증가했다.
수도권 주택 경매 물건 수 증가세를 주도한 지역은 경기도로 나타났다. 경기도 소재 주택 물건 수는 7월 2179개에서 8월 2497개로 14.59%(318개)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경기도 소재 아파트 물건은 7월 1261개에서 8월 1500개로 18.95%(239개) 늘었다. 같은 기간 연립·다가구 물건은 9.53%(61개), 단독·다가구 물건은 278개에서 296개로 6.47%(18개) 각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이러한 8월 경매시장 동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우스푸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대목"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수도권에서는 집을 급매로 내놓아도 팔리지 않아 결국 경매로 넘어가는 경우가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이어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많은 수의 주택이 수도권에 몰려있고 지방에 비해 고가주택이 많다는 점이 수도권 경매 물건 증가의 원인으로 보인다"면서 "8월 수도권 주택 경매 입찰자가 지난달 대비 8.27%늘어난 데서 알 수 있듯이 실수요자에게는 내집 마련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찬 기자 leem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